[2010 금융IT혁신과 도전⑨] 금융 리스크관리시스템, 더 진화된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 기자] 경제의‘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융권의 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는 강화된다.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업및 2금융권 일부 등 리스크관리가 아직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금융업종을 대상으로 한 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초, 복합금융서비스국, IT서비스실 등 2부와 시스템리스크분석팀, IT 리스크팀 등을 포함한 리스크관리 조직을 크게 확대했다.
또한 시스템리스크분석팀을 신설해 대형 금융회사(SIFI)가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선제적, 종합적으로 관리에 나설 방침이며, 또한 복합금융서비스국을 통해서는 복합금융상품에 대한 감독기능을 통합하고 금융회사들의 장외파생상품 운영에 따른 리스크 관리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감독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대외적으로는 바젤위원회(BCBS)가 올해 말까지 국제적인 차원의 자본및 유동성 규제와 관련한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어서 기존 바젤2 대응 요건과 맞춰 리스크관리 요건의 강화가 예상된다.
◆금융지주사 체제강화,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 구현 강화 = 한편 주변 금융시장 환경변화와는 별개로, 금융지주회사 중심의 금융그룹 체제가 강화되면서 그룹 차원의 정확한 리스크 측정및 리스크관리를 위한 IT인프라 측면에서의 보강 노력도 올해 더욱 필요해졌으며 이를 위한 IT투자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전반에 대한 리스크관리체계의 강화를 요구하는 금융 당국의 움직임이 없더라도 리스크관리시스템은 올해 금융권이 중점을 두고 있는 IT투자 항목이다.
금융지주회사가 그룹내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계열사들에 대한 시장및 신용, 운영리스크관리 데이터를 분석,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차원의 조기경보, 리스크, 규제자본, RAPM(위험조정성과평가)체계를 갖추는 것은 쉽지않은 과제이다.
실제로 KB금융, 신한, 하나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회사들은 그룹의 관점에서 계열사들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 체계를 완성시키는 것이 주요 IT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가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금융지주회사 기반의 금융그룹들이 출범했으나 아직 그룹을 아우르는‘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데 따른 지적이다.
대형화되고 겸업화된 금융회사는 고위험-고수익의 업무를 공격적을 영위할 가능성이 크고,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위해 금융그룹내 금융회사들간의 관계가 긴밀해 지는 것은 좋지만 그에 따른 시스템적인 측면에서의 리스크는 증가할 수 있다.
이와관련 지금까지 금융지주회사 차원의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는 그룹 계열사의 리스크수준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실제로도 지금까지 이렇다할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가 갖춰지지도 않은 단계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금융,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지주회사 형태의 대형 금융그룹들이 앞으로 ▲통합리스크관리조직, ▲통합 리스크관리 프로세스, ▲통합 리스크관리스템으로 구성된 ‘통합리스크관리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의 ‘통합리스크관리체계’는 리스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진단하고 대응하기위한 리스크관리솔루션 뿐만 아니라 리스크관리 조직과 금융그룹내에 리스크회피형 업무 프로세스까지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씨티그룹(Citi)그룹의 경우 은행 자회사와 비은행자회사간 거래및 신용공여를 제한하는 등의 강력한 차단벽을 설치함으로써 특정 자회사가 부실화된다하더라도 부실이 그룹에 전염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체계를 갖췄다. 또한 은행 자회사의 보험상품 교차판매및 점포망 공유를 제한함으로써 예금자들의 은행과 보험에 대한 통합적 인식에 대한 리스크전염을 차단시키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자통법 시행에 대비, 금융권 리스크관리스템 체계 비교적 높은 수준 = 국내 금융권의 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는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은행권의 경우, 멀리는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부터 바젤2 대응에 이르기까지 약 7~8년에 걸친 리스크관리시스템 강화노력이 이어졌으며 2금융권도 금융감독 당국의 리스크관리시스템 선진화 스케줄에 따라 대형사를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대응을 보여왔다.
은행권은 다만 올해에는 경기침체와 가계발 금융위험의 증가, 연체 증가 등으로 인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자발적인 시스템 확충과 업그레이드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의 경우, 지난해 2월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해 그 이전부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와 병행에 종합리스크관리시스템 체계의 정비에 나섰다. 앞서 증권업계의 리스크관리스템 정비는 그 이전부터 금융 당국의‘리스크관리 중심의 감독 방안’에 따라 이뤄졌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그에 따른 투자은행(IB)구현을 위한 IT인프라 강화 차원에서 활발하게 시도됐다.
보험업계의 경우, 금융 당국은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미래의 불활실성에 대비하기위해 지난해부터 리스크기준 자기자본제도 (RBC ; Risk - Based Capital)의 도입을 요구해 왔다. 다만 보험업계가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보험사들이 부담해야할 충격이 커 시범운영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감독 당국의 현행 EU방식의 지급여력제도를 리스크 중심의 감독체제인 RBC제도를 도입해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2011년까지 2년을 유예한 상태다.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회사별로 지급여력 비율을 대체하기 위해 리스크의 측정 범위를 운영·보험·시장·신용리스크 등으로 확대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들은 오는 2011년 RBC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에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위험과 수익률 관점에서 균형을 맞추도록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ALM(자산부채관리)시스템을 보유한 보험사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한편 이와는 별개는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말을 기준으로 보험회사 리스크관리에 대한 공시기준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외에 카드및 상호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금융회사들도 올해 리스크관리시스템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마침 상호저축은행업계의 경우, 올해에는 주로 대형사 위주로 올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신용평가시스템, 여신심사및 사후관리시스템 등 리스크관리 인프라를 확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권이 직면하고 있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은 크게 ▲내부통제시스템, ▲복합금융상품 리스크관리, ▲유동성 리스크관리, ▲금융그룹 통합리스크관리로 구분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지주회사 차원의 ‘그룹 리스크 평가제도’를 도입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룹 통합리스크 데이터마트, 또는 그룹 통합 리스크관리시스템의 구현이 기대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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