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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e북 표준화 추진…‘위피’ 교훈 잊지 말아야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정부가 e북 콘텐츠 포맷의 표준화를 추진한다. 다양한 포맷이 원활한 콘텐츠 수급과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는 e북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한다는 '전자출판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다양한 e북 콘텐츠 포맷을 하나로 통일하는 '표준화' 과제도 포함되어 있다. 파일 포맷과 DRM, 메타데이터 등 핵심 기술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것이다.


현재 e북 콘텐츠는 ePub, XML, PDF 등의 포맷으로 유통된다. 국내의 경우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가 ePub 파일 포맷을, 북토피아와 북큐브는 XML 파일 포맷을 활용하고 있다. 각 e북 단말기에서 해당 포맷이 지원되지 않으면 책을 사 볼 수 없는 구조다.


특히 유통을 담당하는 인터넷 서점들이 독자적인 DRM 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이들과 제휴를 맺지 못한 특정 업체의 e북 단말기는 해당 서점에서 e북 콘텐츠를 구입할 수도, 읽을 수도 없다.


이중호 북센 미래사업본부장은 "포맷은 똑같지만 교보문고, 인터파크, 북센의 콘텐츠는 상호 호환이 안된다"며 "같은 ePub라도 DRM과 뷰어가 달라서 그렇다"고 말했다.


문광부 관계자는 "유통사업자가 시장 확보를 위해 특정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DRM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e북 산업의 성장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지니소프트 대표는
"종이에서 e북 콘텐츠로 변환할 때 드는 편집 비용이 건당 3만원~5만원 가량으로 적지 않다"며 "일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누가 만들든 다시 제작하는 일이 없게 해서 비용을 아끼고 이렇게 마련된 돈으로 서비스에 투자하면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부는 지경부, 교과부, 기술표준원 등과 연계해 전자출판물 표준화 포럼을 구성하고 모바일과 전용단말기 등에 적합한 한국형 오픈소스 개발 지원 및 시장중심의 표준포맷 및 표준 DRM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도서명, 출판사, 저자, 가격, 발행일 등 메타데이터의 기본정보와 작성항목, 기준 등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한국형 e북 표준'에 대해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의 실패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활성화 의지는 높게 평가할 만 하나 과거 위피와 마찬가지로 자칫 글로벌 시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시장과 기술 동향을 철저하게 파악해 효용성이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준화도 표준화지만 베스트셀러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번역본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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