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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도 '반칙왕'들은 있었다

박기록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지난 2000년대 초, 국내의 한 대형 금융회사는 2000억원대에 가까운 초대형 IT사업을 발주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업은 처음부터 잡음에 휩싸였습니다. 그 사업을 수주했던 글로벌 IT업체에 해당 금융회사 경영진의 가족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기때문입니다.

 

당연히 특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글로벌 IT업체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 금융회사의 가족을 이용했다'는 소문이었죠.

 

'우연의 일치'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했는지는 현재로선 알길이 없습니다만 그 회사는 결국 그 대형 IT사업을 따냈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던 그 IT프로젝트는 1년6개월후 실패했습니다. 당연히 책임론이 뒤따랐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소문의 당사자들은 프로젝트가 부실화되기 이전에 이미 회사를 미련없이 떠나버렸기 때문이죠.

 

IT업계에서도 대형 IT사업을 앞두고 이러 저러한 잡음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중에는‘반칙왕’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례들도 숱하게 많이 나왔습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족’은 가장 애틋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족의 애틋함을 비즈니스에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잔인한 반칙’입니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대기업 또는 금융회사 IT 담당 임원의 자녀들이 글로벌 IT회사의 국내 법인 또는 대형 IT회사에 취업하는 경우도 사실 ‘뒷말’을 낳았습니다.

 

이 또한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간혹 문제가 표면화되기도 했습니다. 막강한 IT예산을 가진 기업의 IT담당 임원들이 실제로 자녀가 근무하는 회사를 IT프로젝트 주계약자로 선정한 경우가 그렇습니다.

 

수주전에서 탈락한 IT업체가 IT사업을 발주한 회사의 경영진에 투서를 함으로써 외부로 소문이 알려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투서가 다 맞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중에는 수주업체를 흠집내기위한 악의적인 투서도 적지않습니다.

 

금융회사의 경우, 일단 투서가 접수되면 내부 감사팀이 투서에 적힌 내용을 은밀하게 감사하는데, 그 과정에서 투서의 내용이 실제로 드러나게 되면 해당자는 문책이나 경고를 받았고, 옷을 벋는 일도 있었습니다.

 

MB정부 장수 장관중 한명이었던 유명환 외교부장관이 최근 딸의 외교부 특채 문제로 결국 낙마했습니다. 현대판 '음서 제도'니, 관직의 대물림이라느니...분노한 여론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어디 외교부 뿐이겠는가?'라는 허탈한 자조는 어찌됐건 우리 사회의 천박한 도덕적 수준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군대갔다오고 세금 꼬박 꼬박 내고... 말 그대로 원칙과 의무를 지켜온 일반 국민들은 심하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현재로선 MB정부가 새로운 국정기조로 삼은'공정사회'기조와 맞물려 이러한 '반칙왕'들을 속속 찾아낼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몇해전 '옷로비 사건'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한 적이 있습니다. 검찰총수의 부인이 대기업의 부인에게 옷값을 대신 치르게 했다는 뉴스로 촉발된 그 사건도 이처럼 결국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린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힙니다. 물론 몸통은 속시원하게 밝히지 못한채 최근 타계한 고 앙드레 김만 애꿎은 청문회 스타(?)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권력 또는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이러한 '반칙' 사례들은 그러나 정치권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목도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최근 정부가 내건 ‘공정한 사회 구현’을 일각에선 가식적이라며 미리부터 냉소를 보냅니다. 이는 곧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여전히 신뢰지 보내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공정한 사회’가 시대적 화두로 던져졌다면, IT업계에서도 정말로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위한 방법들이 무엇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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