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감 2010] 문방위, 통신 전문성 부족에 몰아부치기식 질의 여전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장장 1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종합편성, 지상파 재전송, KMI, 번호통합, 스마트샷 등 다양한 방송통신 영역의 주제에서 문방위 소속 의원들의 활발한 질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에도 일부 의원들의 고성과 윽박지르기식 질의는 여전히 이어졌다. 기껏 부른 통신관련 증인들의 경우 한차의 질의도 없는 경우도 나타났다. 또한 통신분야의 경우 전문성을 요하다보니 의원들의 준비부족은 물론, 현실과 시장에서는 동떨어진 무리한 주장도 여전했다.   

11일 열린 방통위 마라톤 국감은 대부분 종편, 방송 디지털전환 등 방송이슈에 집중됐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사회·경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 통신산업과 관련돼 방통위의 역할을 지적하고 감시하는 의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물론, 통신과 관련해 현안을 정확히 짚어내는 의원들도 있었지만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현실, 시장과 동떨어지는 주장을 펼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경재 의원의 경우 "무선랜이 많으면 빨라야하는데 오히려 느리다"며 통신사간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채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무선랜 채널간섭은 통신사의 무선랜 구축보다는 사설AP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무료로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최종원, 한선교 의원은 "유선전화에도 초당과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최시중 위원장을 압박했다.

유선전화요금을 초당 과금으로 바꿀 경우 10초에 2월, 초당 0.2원 꼴이다. 인가사업자도 아닌데 정치권의 무분별한 요금인하 요구는 관련 시장에 대한 투자나 발전을 오히려 퇴보시킬 수 있다.

마케팅비용과 관련해 일부 국회의원과 최 위원장의 강성기조 역시 모순이 있다. 한쪽에서는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이 늦었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스마트폰 보조금을 줄이라는 압박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인위적으로 줄인 마케팅비가 과연 일자리 창출 등에 쓰여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민간기업의 자율적인 경영에 정부와 정치권이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경우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기업들의 반응이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도 최 위원장의 "고민하고 있다", "걱정하고 있다"는 발언은 이어졌다. 통신과 관련된 많은 현안들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으며 주요 현안임에도 불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실무진에게 의존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현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의원들의 질의에 어물어물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목소리를 크게하라"는 지적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