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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SKT 정만원 대표, “잃어버린 6년 반성, 향후 모든 기술 개방”

윤상호 기자

-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업체로 변모…동반성장 새 판 짤 것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2000년부터 플랫폼 사업을 진행했지만 SK텔레콤 스스로 월드 가든에 묻혀 에코 시스템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실패했다. 2005년까지 축적한 플랫폼 파워가 오히려 감소했다. 잃어버린 6년이다. 꾸준히 키우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25일 SK텔레콤 정만원 대표는 서울대 SK텔레콤 연구동에서 상생혁신센터 개소식과 함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변화를 위한 장기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주요 서비스 플랫폼 기반기술(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을 모두 공개키로 했다. 향후 개발하는 서비스도 모두 개방을 전제로 설계한다. 3년간 1조원을 투자해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정 대표는 “SK텔레콤이 플랫폼 회사로 변모할 경우 우리의 경쟁상대는 애플 구글 만이 아니다. 페이스북 등 ICT 분야의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가 경쟁 상대다. 지금은 초기라서 소수가 장악하지만 점점 커지면 강자가 나온다. 지금이라도 뛰어들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임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향후 ICT 산업을 이끌 동력으로 ▲실시간성 ▲개인화 ▲소셜네트워킹 ▲위치정보 등을 꼽고 기존 동반성장과는 다른 거의 한 몸이 돼서 가는 성장전략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정 대표는 “단말기 OS가 별도로 있어야 플랫폼 세상에서 통신사가 설 땅이 있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OS 개발사가 거부하면 할 수가 없다”라며 독자 OS를 개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음은 정만원 대표 및 주요 임원진과의 일문일답.

- 3년간 1조원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정만원 대표: 3년 1조는 주로 연구개발(R&D)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구축하는 예산도 들어가지만 운영예산은 그리 많지 않다. 연도별로는 균등하게 투자될 것이다. 3년 1조원은 투자하겠다고 정돈된 것만 말한 최소한의 액수다. 플랫폼을 개발하다보면 연도별로 늘어날 것이다.

- T맵이 핵심 서비스인데 해외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구글맵’ 등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정 대표: 자체 맵보다는 맵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빠른 길 찾기가 그렇다. 지도는 구글맵을 가지고도 쓸 수 있다.

홍성철 서비스 부문장: T맵의 제일 강점은 빠른 길 찾기다. 커넥티드 기반이다. 해외에서 관심을 갖는 이유도 항상 커넥티드를 유지하며 최적의 상황을 찾아주고 가는 중간에도 업데이트 해주는 기술 등이다. 이런 부분에서 확장성이 높다.

- SK커뮤니케이션즈와 업무가 겹치지 않는가. 그 조정과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정 대표: 무선 네이트는 SK컴즈에 운영을 모두 넘긴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SK컴즈가 무선에서는 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하다. 공동으로 시너지 내야 한다.

홍 부문장: 양쪽에서 주특기가 다르지만 모바일 인터넷 부각되면서 플랫폼 통합이 많이 이뤄졌다. 인터넷 플랫폼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IPE 등 상당히 같이 일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경쟁 아니다.

- 플랫폼 서비스라는 것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간단히 정의하면 무슨 얘기인가.

정 대표: 예를 들어 T맵은 서비스 플랫폼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또는 서비스다. 플랫폼이 되려면 확장성과 개방성이 있어야 한다. KT까지 포함해 쓸 수 있는 열린 API를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SK텔레콤이 생각하는 플랫폼은 ‘하드웨어-커널(리눅스)-OS-미들웨어-애플리케이션’이고 이중 우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플랫폼 서비스는 O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분야다

- 플랫폼 서비스가 SK텔레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 까지인가.

정 대표: 앞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대부분이 될 것이다. 더 이상 망 품질, 서비스 등은 거의 차별화가 안된다. MNO위 경쟁력은 서비스 플랫폼 단에서 얼마나 가치있고 질적인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지다. 서비스 플랫폼은 상당한 기간을 구축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 얹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 플랫폼이 많아지면 이것을 가지고 하드웨어로 갈 수도 있고 연계된 상품으로 갈수도 있다. 우리도 애플, 구글, 페이스북처럼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OS의 영향이 크다. OS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 대표: SK텔레콤은 리모에도 참여했고 유럽 텔레포니카 CEO와 함께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유럽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OS도 있다. 오늘 얘기 한 것은 SK텔레콤이 아이OS 같은 것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통신사들 공동의 움직임을 SK텔레콤이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세를 불리고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우리가 희생을 하더라도 하겠다는 것이다. 단말 OS를 통신사가 별도로 만들어야 플랫폼 세상에서 통신사가 설 땅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OS업체가 안된다 막으면 할 수 없다. 임베디드 권한이 있어야 서비스 플랫폼을 키울 수 있다. 이를 SK텔레콤이 주도하겠다.

하성민 MNO 사장: 독자로 SK텔레콤이 한다는 것보다는 한국의 KWAC, 글로벌 WAC 같이 참여해서 할 것이다. KWAC는 1월 시범 사업, 5월 상용 서비스 예정이다. WAC도 내년 2월 MWC에서 발전된 안이 공개될 것으로 안다.

- WAC는 OS와 차이가 있지 않나.

정 대표: 아이OS 같은 단말 플랫폼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기를 말할 수 없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은 KWAC와 WAC다. 이런 노력이 단말 OS를 만드려는 단초다. 나중에 단말 OS가 나와도 WAC가 있어야 한다.

- 통신사가 제각각 주도적으로 OS를 만드려고 할텐데.

정 대표: 그래서 SK텔레콤이 희생을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탈통신이라고 KT와 LG유플러스도 이쪽으로 오고 있다. 배제하지 않는다. T스토어의 경우 전 세계 통신사에 이런 예가 없다. 이를 우리는 KT와 LG유플러스에 개방하고 있다. 에코 시스템을 잘 만들면 통신 3사가 합쳐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서 스마트폰 통화 품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하 사장: 통화 품질 원인은 3가지 정도다. 첫째 네트워크 자체, 둘째 OS 문제, 셋째 애플리케이션 문제다. SK텔레콤은 지난 주 서울 지역에 6FA 개통을 끝냈다. 수도권은 올해 내에 완료된다. 10월 이전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여유가 많다. 그래서 네트워크 자체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다.

제조사의 경우 일반폰과 스마트폰은 좀 다르다. 본격적으로 한지 1년도 안됐다. 최적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갤럭시S’는 삼성전자와 함께 TF를 만들어 찾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안정화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SK텔레콤은 네트워크 자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6섹터와 펨토셀 등도 도입하면 용량 문제는 없다.

- 구글이 OS 제공업체의 지위를 이용, 네이버 등 국내 검색업체의 플랫폼을 넣지 않기로 통신사와 얘기했다는 소문이 있다. SK텔레콤의 입장은.

정 대표: 구글이 검색을 안 넣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개방했지만 자신의 서비스와 상충되는 것은 제공하지 않는다. 통신사와 이면 계약을 한 것이 아니다. 통신사는 중립적인 서비스 제공을 원한다. 고객이 네이버 검색을 원하면 네이버 검색도 들어와야 하는데 안드로이드에서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단말 OS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 해외 사업 방향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정 대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단말 OS와 서비스 플랫폼이다. 단말 OS는 구글, 애플, 노키아 등과 경쟁하는 것이다. 플랫폼 단은 가장 최근 예가 동남아에 제공되는 멜론 기반 서비스다. 해외 통신사와 논의해서 현지화 한다.

- T맵의 경우 팅크웨어와 특허권 논란이 있다. 향후 사업 전개에 영향은 없는가.

홍 부문장: 팅크웨어 특허권 관련 부분은 법무쪽에서 많은 검토를 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리스크 없다고 본다. 결코 우리가 중소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것 아니다.

남영찬 CR&L 총괄: 특허관련 사항은 내비게이션 분야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술이 공지화 돼서 궁극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사실상 무효인 것이 낳다. 우리 내비게이션과 비교해봤는데 충돌이 심각한 분쟁 가져올 것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팅크웨어와 우리 관계는 충돌되는 것이 있으면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지금은 분쟁화 될지 불분명하다. 저쪽에서도 그런 상황은 알고 있다.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대한 우려가 많다. SK텔레콤은 어떤가.

정 대표: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은 우리는 정말 정확하게 지켰다.

배준동 마케팅본부장: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 걱정 안해도 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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