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스토리지 업계, ‘새판짜기’ 돌입…전략 수정 불가피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스토리지 업계가 최근 급변하고 있는 기업들의 IT 인프라 환경에 따라 전면적인 전략 수정에 돌입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앱과 히다치데이타시스템즈(HDS), HP, EMC 등 대부분의 스토리지 업체들이 기존과는 대폭 달라진 비전과 전략을 내세우면서, 내년부터는 새로운 경쟁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이들 업체의 국내 지사들도 본사 정책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개인 및 기업들이 생성하는 디지털 데이터가 계속하고 급증하고 있고, 이러한 ‘대용량의 데이터(Big data)’를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는 기업들의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과 맞물리며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토리지 업체들은 단순히 저장 시스템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필요한 용량만큼을 쉽게 확장하는 기능적 구현은 물론 저장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중복제거솔루션이나 데이터압축기술, SSD(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 장착을 통해 비용과 성능 측면에서의 효율성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토리지 업체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업체의 인수합병 혹은 다른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관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넷앱, 새로운 통합 시스템 포트폴리오 출시…시스코-VM웨어 협력도 강화 = 넷앱은 최근 가상화 및 통합아키텍처를 통한 공유(Shared) IT 인프라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구현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발표했다.

넷앱은 새로운 운영체제(OS)인 ‘데이터 온탭 8’과 함께 엔트리급부터 하이엔드급까지 새로운 FAS시리즈 신제품(V6210, V3200)을 내놨다. 여기에 SSD 옵션과 전력 효율성이 향상된 SAS 디스크 쉘프, 관리 소프트웨어 등을 출시했다.

또한 가상화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시스코-VM웨어와도 협력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3사는 모듈형 데이터센터 솔루션인 ‘플렉스포드(FlexPod)’를 최근 출시했다. 표준화된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제공함에 따라, 고객들은 검증된 인프라를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넷앱은 오는 30일 개최하는 ‘미래 IT 인프라로의 초대’ 세미나를 통해 관련 신제품 및 효율적인 스토리지 구축 방법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HDS, 3년만의 대형 스토리지 신제품…3차원 확장 = 히다치데이타시스템즈(HDS)의 경우, 지난 9월 발표한 대형 엔터프라이즈급 스토리지 신제품인 ‘히타치 버추얼 스토리지 플랫폼(VSP)’ 을 통해 본격적으로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VSP는 HDS에서 약 3년여 만에 출시한 대형 스토리지 제품군으로 성능과 용량,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까지 3차원적으로 확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미 HP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인 ‘P9500’를 공급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합작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LG히다찌 역시 이번 제품을 통해 주요 고객사인 금융권과 통신사 등은 물론 가상화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성인포메이션과 HDS는 26일, 이번 신제품을 통한 데이터센터 혁신 및 글로벌 스토리지 전망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HDS는 지난 4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데이터센터 자동화 시장 공략를 위해 통합 컴퓨팅 플랫폼을 발표하고 공동 판매가 나선 바 있다.

양사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계약을 맺고, HDS가 MS 윈도 서버 2008R2, 시스템 센터 수트, SQL 서버 2008 제품 판매에 나서는 것은 물론, 양사의 솔루션이 결합된 히다치 통합 컴퓨팅플랫폼(UCP)을 발표했다.

◆EMC, 계속되는 M&A…‘빅 데이터’ 분석 강화 = 전세계 제1위 외장형 스토리지 업체인 EMC는 최근 잇다른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통합 제품 및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최근 22억 5,000만 달러(한화로 약 2조 5400만원)를 들여 인수한 ‘스케일 아웃(확장형)’ 스토리지 업체인 아이실론시스템즈을 통해선 EMC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아트모스’와 결합시켜 다양한 산업군의 대규모 데이터(빅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인수한 데이터 웨어하우스(DW)업체인 ‘그린플럼’의 경우, 인수된지 불과 75일만에 EMC 이름을 딴 어플라이언스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EMC 그린플럼 데이터 컴퓨팅 어플라이언스’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빅 데이터’ 분석 서비스 및 클라우드에 활용되며, 1시간에 10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로딩할 수 있다. EMC는 그린플럼 인수를 통해 ‘데이터 컴퓨팅 제품 사업부’를 새롭게 출범시킨 바 있다.

이밖에도 EMC는 접속 프로토콜이 통합된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시스코와의 합작 설립한 VCE 연합과 VM웨어 및 SAP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통합 클라우드 패키지인 ‘V블록 파워 솔루션’을 내놨다.

◆HP-IBM, 스토리지 사업 강화…“시장 1위 넘본다” = HP는 최근 거액을 들여 인수한 스토리지 업체 3PAR의 조직 흡수 및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까지 3PAR 조직 통합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운 HP는 최근 3PAR CEO였던 데이비드 스콧을 자사의 스토리지 사업부를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임명하며 새로운 전략 구상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본사의 방침에 따라, 국내 지사 간 통합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HP는 12월 중순경 3PAR 통합 이후의 전략에 대해 공식 발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IBM 역시 최근 인수한 데이터 압축 업체인 스토와이즈를 통해 관련 스토리지 신제품을 대거 발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스토리지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을 대거 탑재한 다양한 제품군과 함께 지난 2008년 인수한 이스라엘 스토리지 업체인 XIV의 레퍼런스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IBM STG(시스템 테크놀로지 그룹) 총괄 조경훈 전무는 “올 상반기에 제조, 공공 부문에서 기존 강자였던 EMC나 HDS 등을 누르고 대형 수주건을 따내는 등 성과가 좋았다”며 “특히 XIV 제품의 레퍼런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IBM 스토리지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IDC 스토리지 담당 박예리 선임 연구원은 “최근 스토리지와 서버, 네트워크 등 관련 인프라 자체가 통합된 제품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며“특히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가격은 저렴하면서 대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에 따라 최근 스토리지 업체들은 확장이 용이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업체들의 인수합병을 통해 관련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며또한 당분간은 KT 등 통신사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영역에 기존 스토리지 업체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성능과 안정성 등이 중요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기회는 계속해서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