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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보호법, 강제적 셧다운에 한 목소리로 ‘우려’

이대호 기자

- 19세 미만 청소년 심야시간(0~6시) 게임이용 금지에 각계 성토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문화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청소년이 소비주체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청소년의 콘텐츠 이용에 대한 규제가 수년간 이어졌고 지금도 관련법이 발의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청소년을 보호하는지 또는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지 그리고 규제일변도의 정책인지 점검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고 이에 국회가 나섰다.

25일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정병국 국회의원 주최로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청소년보호법을 통한 문화산업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토론을 위해 정부와 학계, 업계 관계자가 모였다.

현재 여성가족부와 여성가족위에서 추진하는 청소년보호법(청보법)은 19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0~6시) 게임이용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 제도가 포함돼 있다.

이날 토론자들은 청보법의 일방적인 규제가 능사가 아니라는 데 목소리를 같이 했다. 규제로만 게임 과몰입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규제가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청보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 제기와 함께 기업에게만 책임이 부가되는 현실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발제에 나선 김민규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청보법 개정안이 가진 규제 목적에 우려를 제기했다. 사회적 부작용을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규제의 목적과 취지보다 규제 그 자체에 함몰돼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일정시간 금지했는데 또 문제가 터졌다 그럼 또 게임이용시간을 줄일 것인가 규제를 계속 늘려갈 것인가”라며 “이용개선 측면에서 능동적으로 접근해 제도를 효과적으로 가져가고 이것을 문화로 만들어 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청소년의 법적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 변호사는 “청소년을 보호의 객체로 보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변화해 청소년 기본권 자체의 인격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으로 가야지 국가나 특정산업에서 이러한 콘텐츠의 내용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상 위헌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법률은 한번 만들어지면 개정되기도 어렵다”며 “법률 도입이 심도 있게 고려돼야 하는데 정책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몇 가지 사회적 임팩트 때문에 법안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청보법 개정안의 신중한 도입을 주문했다.

정부 대표인 김재현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과몰입이 심각한 상황이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은 모두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게임이용만 제한하면 과몰입이 해소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청보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규제라는 것이 쉽고 편한 방법이 아닌 어렵지만 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갈 수 있도록 고민이 돼야 한다”며 “무조건 규제하거나 기업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 정부가 기업과 같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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