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엠게임 줄줄히 적자전환… 무슨일?
- 성공 이후 출시작 줄줄이 부진…이용자 눈높이 맞추기도 힘들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우리 나라 게임산업의 허리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 온라인게임사가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중견 게임사인 한빛소프트와 엠게임이 지난해 결산결과 영업손실을 기록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 업체는 국내 게임산업과 역사를 같이 했던 1세대 게임사이기에 이를 바라보는 업계도 근심이 크다.
이번 한빛소프트와 엠게임의 부진한 실적은 예고된 바 있다. 수년전 성공한 게임으로 중견 업체 반열에 올랐으나, 뒤따른 후속편이 줄줄이 부진했던 탓이다.
한빛소프트의 김기영 대표는 지난 2월 ‘삼국지천’ 기자간담회에서 사활을 걸고 서비스에 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회사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2006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다 2008년 개발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인수돼 다음해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그러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캐시카우가 마땅치 않았다. 2010년 선보인 ‘미소스’와 ‘헬게이트:런던’이 흥행에 실패하고 신작의 출시까지 늦춰지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4년간 160억원을 들인 ‘삼국지천’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회사가 입게 될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다행히 ‘삼국지천’의 초반 반응은 합격점이다. 일단 한숨은 돌렸다. 하지만 장기 흥행 숙제와 더불어 여타 신작의 성공이 더해져야 부진을 떨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업력이 10년 넘은 엠게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엠게임은 지난 2008년 12월 코스닥 상장 이후 다수의 게임을 출시했으나 이렇다 할 성공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MMORPG ‘아르고’의 부진으로 한 차례 타격을 입었다. 지금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린 상태다.
엠게임의 2010년 매출은 495억. 관계사까지 포함해 800명이 넘는 인원을 이끌어가기에는 작은 규모다. 올해 출시될 ‘열혈강호2’와 여타 게임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엠게임은 현재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시행중이다. 회사 측은 “인원 감축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구조조정이 끝나봐야 안다”면서 “현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린 것이다. 인원 감축 이후 신작에 집중하기 위해 부진한 기존 게임 라인업의 정리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는 ‘오디션’으로 유명한 와이디온라인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패온라인’의 서비스 중단과 ‘오디션2’의 부진에 따른 타격이 컸다. 매출원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와이디온라인은 올 상반기 퍼블리싱하는 ‘마에스티아 온라인’외에는 확실히 밝힌 여타 신작은 없는 상태다.
매출 1000억 클럽에 들었던 중견업체 액토즈소프트는 5년간 1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와일드플래닛’의 성적이 신통치 않아 고민에 빠졌다. 얼마 전 4년간 개발을 이어오던 캐주얼게임 ‘오즈페스티벌’ 팀을 해체하는 뼈아픈 결정도 내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는 3월에 공개될 ‘다크블러드’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중견업체의 잇따른 부진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은 패키지게임과 달리 여타 신작과의 경쟁에다 기존 게임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과도 경쟁해야 한다”면서 “이용자들의 눈은 계속 높아지는데 중견 업체들이 출시하는 게임이 거기에 미치지 것도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지난 1월에 나온 ‘테라’의 현재 위치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이온’ 턱밑까지 ㅤㅉㅗㅈ아갔지만 넘어서지는 못한 것이다. 개발사가 들인 비용과 기간 그리고 한게임의 마케팅 노력에 비하면 만족스런 결과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테라’가 해내지 못한 숙제는 중견 업체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제 업체들이 ‘테라’로 인해 한 단계 더 올라간 눈높이도 맞춰야 하는데다 이후 나올 대형사들의 기대작과 맞서야 한다는 부담도 더해졌다”며 “중견업체가 확실한 차별화 없이 게임을 내놓는다면 앞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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