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0년 결산/2011년 전망] 게임업계, M&A로 바빴다…저작권‧게임법 공

이대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올해 게임업계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M&A(인수합병)를 빼 놓을 수 없다. 대형사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된 M&A는 게임업계 지형을 바꿔놓았다. 유망 개발사를 인수해 퍼블리싱할 게임을 선점하고 개발력을 확충하려는 이러한 M&A는 하반기에도 계속됐다.

e스포츠 저작권도 핫이슈였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의 충돌로 시작됐던 e스포츠 저작권은 논란이 번져 전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다. 이에 국회가 나서 토론회를 마련해 학계와 업계 의견을 모으기도 했지만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았다. 양측의 첨예한 대치가 지속되다 블리자드가 게임채널 방송사에 소송을 걸면서 이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올해는 게임법과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셧다운(0~6시 게임이용 금지) 제도가 겹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를 조정하기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양 부처의 진통이 길어지다 최근 조정안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오픈마켓 게임물에 해당될 수 있는 사후심의 조항이 들어간 게임법의 국회통과 가능성은 커진 상황. 그러나 강제적 셧다운 제도가 청소년보호법으로 들어가면서 이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대형사, 유망 개발사 인수로 포트폴리오 확보=올해 5월은 M&A릴레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수가 연이었다. 넥슨이 중견 개발사인 게임하이와 엔도어즈 2곳을 인수하면서 M&A 큰손임을 재확인시켰고, 여기에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가 각각 1곳의 개발사를 인수했다.

올 상반기에는 웹젠과 NHN게임스, 이온소프트와 엔플레버의 합병도 이슈였다. 이는 서비스와 개발력의 유기적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노리고 성장을 위한 차기 프로젝트 준비에 앞선 몸집불리기라 볼 수 있다. 두 업체들은 수년간 합병을 준비해오다 올해 들어 결실을 맺은 사례다.

하반기에는 ▲위메이드의 조이맥스 인수 ▲NHN의 와이즈캣의 인수 ▲그라비티의 바른손인터랙티브 인수 ▲네오위즈의 모바일게임사 지오인터렉티브 인수 ▲CJ인터넷의 호프아일랜드 인수 ▲넥슨의 엔클립스 인수가 있었다.

대형 게임업체의 개발사 인수는 포트폴리오 및 개발력 확보가 첫째 목적이다. 여기에 조이맥스의 해외 퍼블리싱 역량을 흡수하기 위한 위메이드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사업 강화로 성장 돌파구를 찾으려는 네오위즈의 사례가 더해진다.

경쟁사의 히트작을 배출한 개발사 쟁탈전도 벌어졌다. 상반기 네오위즈게임즈가 ‘세븐소울즈’의 씨알스페이스 인수에 나서자 하반기 NHN한게임이 ‘슬러거’의 와이즈캣 인수를 발표, 한 차례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다.

업력이 10년을 막 넘은 온라인 게임산업은 고도화가 한창 진행 중으로 이러한 M&A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에 앞서 이러한 대형사 위주의 시장재편은 긍정적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다만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M&A가 지속된다면 게임의 다양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대형사 중심으로 개발사 M&A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 등 모바일 시장대응이 중요해지면서 관련된 M&A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CJ인터넷이 모바일게임사 M&A를 예고했기에 내년 초부터 당장 시장재편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발사와의 돈독한 관계 유지를 위한 대형사의 지분투자도 많아질 전망이다. 거듭된 M&A로 남아있는 유망 개발사가 손에 꼽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중소 개발사에 투자해 시장성 있는 게임을 발굴하는 것도 미래 대비의 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경쟁사의 M&A 시도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대책도 된다.

◆e스포츠 저작권 논란, 결국 법원이 결정짓게 돼=상반기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 간의 e스포츠 저작권 논쟁은 결국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해 게임채널 방송사인 MBC게임과 온게임넷에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e스포츠 지적재산권 논란이 커지자 국회가 나서 e스포츠 저작권에 대해 학계와 산업계의 의견을 구했으나 소용없었다. 이는 e스포츠 저작권 충돌이 세계 첫 사례인데다 협상의 첫 단추를 꿰는데 있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e스포츠 주체간의 대치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방한한 블리자드의 폴 샘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e스포츠협회에도 소송을 진행할 방침을 밝혔다.

블리자드는 e스포츠 중계권 협상을 위한 대화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나 이제 양측이 꼬인 실타래를 풀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더욱이 지난 10일 열린 지적재산권 소송의 첫 공판에서 MBC게임은 법원의 조정 여부 질의에도 조정 대신 판결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결국 한국e스포츠협회와 방송사, 블리자드 간의 e스포츠 저작권 논란은 해를 넘기게 됐다. 어느 한 쪽이 대승적 차원에서 물러섬이 없는 한, 저작권 논란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향방이 결정이 될 전망이다.

◆문화부-여성부 셧다운 조정안에 게임업계 반발=게임법과 청소년보호법 두 개정안에 담긴 셧다운(0~6시 게임이용 금지) 제도가 겹치면서 불거진 이중규제 논란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의 합의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만16세 미만의 강제적 셧다운 제도를 청소년보호법에 넣기로 결정되면서 업계의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 불신감이 팽배해진 가운데 여성부 주장이 힘을 얻게 되고 결국 여성부가 게임업계 규제의 끈을 잡게 된 것이다.

일부 업체에게는 셧다운이 매출측면에서 타격이 있겠지만 업계 전체로는 지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규제기관이 둘로 나눠져 게임산업에 대한 진흥과 규제의 조화가 이제 요원한 일이 돼 버린 것에 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의 실효성이나 이에 따른 부작용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규제를 위한 규제라고 항변한다. 그러는 와중에 또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다면 향후 여성부가 다른 규제를 가할 가능성도 있기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어쨌든 게임법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붙잡아뒀던 셧다운 문제가 해결되면서 게임법의 국회통과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오픈마켓의 킬러콘텐츠인 게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올 상반기 통과를 기대해도 될 것이란 업계 관측이다. 정부의 기대도 업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강제적 셧다운 제도가 다시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셧다운이 정보통신망을 통하는 모든 게임, 즉 모바일과 콘솔게임까지 여파를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임법이 통과돼 오픈마켓 사후심의가 이뤄져 게임카테고리가 열려도 청소년은 새벽이 이용하지 못한다. 이에 애플이나 구글이 셧다운 제도를 수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동통신사의 청소년 접속제한도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콘솔의 네트워크플레이까지 셧다운이 적용된다면 해당 업체의 사업 의지를 꺾는 일이 될 수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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