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통신비 인하, ‘20분 무료’-‘잔량 이월’ 무엇이 더 필요한가?

윤상호 기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최근 통신비 과다 논란이 거셉니다. 통계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감안해도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정액 스마트폰 요금제가 원인입니다. 특히 통신사가 단말기 보조금을 요금 할인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SK텔레콤에서 월 5만5000원 요금제와 2년 약정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를 구매한 저의 경우 통신비 영수증을 보면 ▲기본료 5만5000원 ▲부가가치세 5500원 ▲단말기 할부금 2만7570원 등 총 8만8070원을 기본으로 내야 합니다. 여기에 ▲T할부지원 보조금 6700원 ▲스페셜할인 1만7500원 ▲스페셜할인부가세 1750원 등 2만5950원을 깎아주죠. 결국 매월 6만2120원을 냅니다. 여기에 부가서비스 비용이 붙지요. 저는 콜키퍼와 T데이터셰어링 등을 쓰고 있습니다. 7만원에 육박하지요.

이 글은 7만원이 많다 적다를 논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통계를 둘러싼 논란 등은 다음 기회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월 5만5000원 요금제는 ▲음성통화 300분 ▲문자메시지 4000원 ▲데이터 무제한 등을 제공합니다. 항상 음성통화는 300분에서 조금 넘거나 조금 남습니다. 문자메시지는 절반 정도 사용하고요.

문제는 잔량이 남았을 때와 로밍을 이용했을 때입니다. 넘친 것은 넘친 대로 고스란히 요금을 받아가지만 남은 것은 그냥 없어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밍을 사용하면 이 문제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지난 2월 저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1(MWC 2011)’ 등의 취재를 위해 9일 가량을 해외에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로밍 통화도 이용했지요. 데이터는 쓰지 않았습니다. 로밍 통화료는 5만원을 조금 넘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입한 정액제는 로밍 요금과는 별개입니다. 로밍 요금은 요율이 국가별로 다르기도 하고 국내 통화료보다 비싸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한 달의 3분의 1을 해외에 있다가 돌아오니 음성이 많이 남았습니다. 100분 정도를 못 썼습니다.

음성은 100분이 남았는데 추가 통화 요금을 5만원이나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 때문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통신비 인하안 중 음성 20분 추가보다는 이월 등이 먼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분 추가는 ‘이미 물건을 샀는데 비싸니 덤을 더 달라는 것’이고 이월 등은 ‘물건을 내가 샀으니 이 물건을 좀 더 유용하게 이용할 방법을 찾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합리적입니다. 이월이 안 되면 금액으로 환산해 로밍 요금 일부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같습니다.

통신사가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요구에 이월보다는 추가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은 어차피 받는 금액은 정액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계약 보다 많은 통화를 했을 때 생기는 수익의 기회가 어느 쪽에 많이 있는지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이월이 가능해지면 음성 초과분 발생 확률이 낮아지죠. 무리하게 휴대폰을 쓰기 않고 아껴 쓰는 사람도 나올 것입니다. 음성을 늘려놓는 것은 어차피 트래픽에는 큰 영향도 없고 못써도 정액 요금은 다 받으니 상관없고요.

둘 중에 하나를 통신사가 아닌 사용자를 위해 고른다면 이월이 먼저고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정부에서 시키니 분명 무엇인가 내놓긴 내놓을 것입니다. 통신비 논란의 결론이 어떻게 맺어질지 주목됩니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