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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포스트 차세대’사업이 주목받는 이유....시대의 종언?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BK기업은행이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에 곧 착수함에 따라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0일‘포스트(POST)차세대 구축설계 및 실행계획 수립’을 공고하고,본격적인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식적인 행보에 착수했다. 기업은행은 컨설팅 업체를 선정한 후, 포스트 차세대의 개발 업무 범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기업은행의 '포스트 차세대' 전략 구상은 사실상 '2기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에 가까울 정도로 추진내용이 방대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관련하여 IT투자 금액도 웬만한 은행권의 차세대 프로젝트와 맞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빅뱅' 방식이 아니고 단계적으로 시급한 IT개선 과제부터 접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기업은행이 왜 이처럼 방대한 '포스트 차세대'사업에 나서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04년 기업은행은 차세대시스템을 공식 가동했다. 하지만 당시 기업은행은 차세대시스템을 위한 예산이 500억원 정도로 IT예산이 넉넉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분위기가 지배했고 IT예산도 '조막 손'이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여수및 수신, 외환 등 계정계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시스템 전환에 주력해야 했다.

 

특히 하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이후에 진행된 시중 은행들의 차세대 프로젝트의 개발의 범위나 투입금액을 비교했을 때 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더 초라했다. 

 

이런 연유로 기업은행은 차세대 프로젝트 이후 정보계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막상 현실적으로 대규모의 IT투자보다는 보안시스템 확충 등 기존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는 선에서 그쳤다. 물론 과감한 가상화 도입 등 국내 은행권에서는 선도적으로 IT혁신을 이끌어 왔지만 기업은행 스스로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왔다.   


따라서 이번 기업은행의 방대한 '포스트 차세대'전략은 기존 2004년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최종 완결시키기위한 행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의 구축 방법론과 관련 “빅뱅방식과 점진적 방식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다른 한편으론 이번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는 아예 기업은행의 '2기 차세대시스템'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아파트로 치자면 '재건축'까지는 아니더라도 '리모델링'정도의 파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번 포스트 차세대의 개발 요건에는 통합 데이터관리체계의 구축, EDW(전사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 코어뱅킹시스템의 개선 등 차세대시스템의 본류를 건드리고 있다.

 

여기에다 IBK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미래지향적 IT인프라의 대응도 기업은행으로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고, 그 실마리를 이번 '포스트 차세대'프로젝트에서 찾고자 한다. 이번 포스트 차세대 컨설에는 금융지주사 환경을 고려한 IT기반 인프라 구현도 사업 항목에 다수 포함시켰다.  

 

시간을 되돌려 지난 2004년 차세대시스템 개통 당시, 아니 그보다 훨씬 앞서 기업은행의 입장에서 지난 2000년대 초반 차세대시스템을 처음 구상하게 될 당시에는 현재의 기업은행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지난 7~8년간 너무나 변해버린 시장환경, 그리고 스스로도 민영화를 앞둔 시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해야하는 기업은행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IT부문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관련 기업은행 IT 관계자는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가 우리로서는 참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을 주변에서 지켜보는 사람 역시도 이번 포스트 차세대 사업은 그 의미가 크다.

 

국내 금융권에서 차세대시스템이 가지는 한계와 역사성을 기업은행의 사례가 반추하고 있기때문이다.


한편 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관련 작업의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 7월 구성된 TF를 통해 ▲금융지주에 대응한 시스템 기반 마련 ▲쉽고 빠른 사용자 환경 구현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채널과 트렌드 반영 ▲미래 IT를 지향한 IT 인프라 개선 등을 고민해왔으며 이를 이번 컨설팅 요건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컨설팅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안요청서를 교부하고 28일까지 제안요청서 접수를 마감할 계획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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