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클라우드에 적합한 스토리지는 무엇?”…무한 경쟁 돌입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가장 적합한 스토리지는 무엇일까.

최근 기업 내부에 구축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외부 사용자들에게 제공되는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등에 구축되는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업체들 사이에선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 인프라 내부에 저장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량의 데이터나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 공간(스토리지)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전통적으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량의 파일을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해 NAS(Network Attached Storage)와 SAN(Storage Area Network)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스토리지 시스템도 SAN, NAS와 같은 전통적인 스토리지 솔루션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의 갑작스런 증가에 따라 추가적인 확장을 필요로 할 때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하둡(Hadoop)’과 같은 분산 파일 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분산 파일 시스템은 일반적인 파일 시스템과는 달리 분산돼 있는 여러 서버의 로컬 디스크에 파일을 저장하고 저장된 파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추가로 용량을 증설하기 위해선 흔히 구할 수 있는 리눅스 장비에 일반 디스크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기존 스토리지 시스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확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에서도 기존 전통적인 스토리지 업체와 새롭게 진입한 신생 기업, 하둡과 같은 분산파일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구성된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 간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저렴한 비용으로 저장” 장점으로 꼽혀=최근 스토리지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오픈소스 계열의 대용량 분석․저장 플랫폼인 ‘하둡’이다.

기존 NAS와 SAN과 같은 스토리지 플랫폼은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고, 안정성과 확장성이 보장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가격 자체가 비싸고 초기에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용량을 예측해 미리 스토리지 용량을 확보한 상태에서 시스템이 오픈돼야 한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용량 증설을 위해선 별도의 장비 구매와 네트워크 구성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확장성이 중요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물론 분산 파일 시스템도 준비한 용량 이외에 추가로 용량을 증설하려면 장비를 구매해야 하지만, 이는 장비 자체가 흔히 구할 수 있는 리눅스 장비에 일반 디스크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확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대당 수백만원 수준의 저렴한 x86 서버 위에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올리고, 서버에 탑재돼 있는 로컬 디스크(SATA나 SAS 디스크)를 이용해 수백~수천대 이상 확장 가능한 구조로 페타바이트(PB)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산파일시스템도 또한 파일은 한번 써지면 변경되지 않기 때문에, 파일을 저장하고 이에 대한 스트리밍 방식의 읽기 요청 위주인 응용이나 배치 작업, 대규모 데이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저장하는 용도에 적합하다. 이에따라 일반적인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국내 클라우드 벤처기업 그루터의 김형준 팀장은 “하둡 분산 파일 시스템이 구축하려는 시스템의 요구 사항에 부합되는지를 검증한 이후에 도입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즉, 분산 파일 시스템은 SAN, NAS를 대체하기보다는 다른 형태의 스토리지 솔루션 타입으로 데이터 종류에 따라 이를 저장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하둡을 이용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KT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해 하둡 전문 벤처 기업인 넥스알을 인수, ‘하둡’을 클라우드 서비스의 한 형태로 제공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IBM과 EMC가 인수한 그린플럼, 테라데이타 등이 하둡을 자사의 분석 솔루션 등과 결합해 비용 효율적으로 대용량 정보들을 처리, 분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넷앱․EMC, “유니파이드 스토리지가 해답”=전통적인 스토리지 업계 강자인 EMC와 넷앱은 NAS와 SAN의 접속 프로토콜을 통합한 형태의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는 하나의 스토리지에서 접속에 필요한 모든 인터페이스를 함께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즉 하나의 제품에서 SAN과 NAS, iSCSI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프로토콜)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동일한 스토리지 시스템 상에서 운용할 수 있다

넷앱의 경우,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이러한 형태의 통합 스토리지를 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유(Shared) IT 인프라스트럭처’ 환경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넷앱 김백수 대표는 “국내에서는 특히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VDI) 구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1차 스토리지에서 중복제거기능을 제공하는 넷앱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넷앱 스토리지는 지난해 SK텔레콤과 호스트웨이의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에 구축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전통적인 스토리지 강자 EMC 역시 최근 넷앱과 같은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인 ‘VNX’를 내세워 특히 중소기업을 공략하고 있다.

EMC는 자사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플랫폼인 클라릭스(SAN)와 셀레라(NAS) 제품군에 이러한 개념을 적용시키고,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인 유니스피어와 VM웨어의 v스피어 및 VAAI(스토리지 통합용 API) 등을 통합시켰다.


한국EMC 허주 부장은 “이같은 통합 스토리지를 위해 EMC는 기존과는 다른 아키텍처를 만들었다”며 “VNX 시리즈는 기존 제품군에 비해 성능을 3배 이상 높였으며 자동 계층화 솔루션인 FAST 스위트와 SSD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VNX 이외에도 EMC는 지난해 인수한 확장형(스케일 아웃) NAS 제품인 아이실론과 클라우드 스토리지 플랫폼인 ‘아트모스’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아트모스는 SAN이나 NAS, CAS 등으로 구분되던 기존 스토리지 개념과는 달리 인텔칩 기반의 범용 x86 서버와 스토리지로 구성된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퍼블릭(상용)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를 채택한 바 있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를 한번에”…통합 제품 공급 강화=히다치데이타시스템즈(HDS)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클라우드 경쟁에 합류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올해 클라우드팀을 별도로 분리시키며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고객 상황에 맞게 고급형 클라우드 제품군과 저가형 클라우드 제품군을 차별화시키고 있다.

현재 효성인포메이션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으로는 클라우드 데이터관리 솔루션인 히타치  콘텐트 플랫폼(HCP)과 미드레인지급 제품인 히타치 AMS 2000시리즈, 히타치 유니파이드 컴퓨팅 플랫폼(UCP) 등이다. 이밖에도 최근엔 미국 스토리지 벤처기업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 국내 모 통신사에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이르면 오는 6월경 출시될 히타치 유니파이드 컴퓨팅 플랫폼(UCP)은 자사의 서버, 스토리지 제품과 네트워크,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화 솔루션 등을 통합시킨 개방형 통합 플랫폼이다.

이 제품은 기업 데이터센터 내부에 구축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EMC와 넷앱이 시스코, VM웨어 등과 선보인 통합 제품과 경쟁 관계에 놓일 전망이다.
 
한편 HP의 경우도 지난해 인수한 3PAR과의 통합을 완료하고 최근에는 자사의 블레이드 서버와 네트워크 등과 통합시킨 형태의 제품을 선보였다.

SAN 기반 스토리지로 용량 확장이 용이한 3PAR 스토리지를 자사의 블레이드 매트릭스,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게이트웨이인 X9300 등과 통합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10배 이상의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힌국HP 고호성 이사는 “이미 미국의 ‘톱10’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중 8개가 3PAR를 표준 스토리지로 채택하고 있다”며 “3PAR 스토리지가 HP의 서버 가상화 기술 등과 완벽하게 통합될 경우 시너지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수합병(M&A)과 제품 통합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기존 서버, 스토리지 업체들과 ‘하둡’과 같이 오픈소스 플랫폼을 활용한 분산파일시스템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향후 국내 스토리지 업계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될지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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