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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20년…팬택, 새로운 50년을 꿈꾼다

윤상호 기자

- 90년대 창업 제조사 유일 연매출 2조 기업·2007년 기업구조개선작업 ‘벼랑 끝’서 회생
- 작년 스마트폰, LG전자 앞서…2015년 매출 10조 기업 목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이 오는 29일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팬택은 90년대 이후 창업한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는 업체다. 무선호출기(삐삐)로 시작해 스마트폰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겨루며 얻어낸 성과다.

팬택은 2007년 기업구조개선작업 등 벼랑 끝에 몰렸으나 이후 1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회생했다. 그 결과 작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는 등 화려하게 비상했다. 2015년 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

28일 팬택(www.pantech.co.kr 대표 박병엽)은 오는 29일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연다고 밝혔다.

박병엽 대표는 “첨단 기술 제조업으로 90년대 창업하여 20년을 생존하며 매출 3조원을 기록한 유일무이한 대기업의 구성원으로써 긍지를 가져 달라”고 당부하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로 승부, 2015년 매출 10조원 달성을 통해 50년 이상 영속할 수 있는 강한 기업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팬택은 지난 20년간 누적 매출액 21조5000억원, 누적 수출액 104억달러(11조5011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10년간 연구개발(R&D) 투자 금액도 약 2조원에 이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 존재했던 5만6472개의 기업 중 10년 생존율이 고작 25.3%에 지나지 않는다. 3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 500인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은 8개(0.01%) 기업에 불과하다.
 
미국 노동통계청(The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미국에서 창업한 기업들 중 3분의 2만이 2년 이상 살아남고, 4년이 지나면 생존한 기업은 4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때 세계 최고 PC 제조업체였던 컴팩도 20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 역사를 끝냈다.

1991년 박 대표를 포함 6명으로 시작한 팬택은 92년 무선호출기, 97년 휴대폰을 생산하며 급성장했다. 10년 만인 2001년 임직원 2000여명, 매출 1조원대에 진입했다. 매출 1조원에 도달한 시기를 따지면 삼성전자(15년), LG전자(26년) 보다 빠르다. 2001년 현대큐리텔을, 2005년 SK텔레텍을 인수하는 등 규모면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국내 2위의 휴대폰 회사로 성장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 처음으로 일본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 등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05년 매출액은 3조원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2006년 모토로라의 ‘레이저폰’이 공전의 히트를 거두면서 시련이 왔다.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2007년 3분기에는 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박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사저를 모두 회사에 내놓고 백의종군했다. 회생은 빨랐다. 기업개선작업 착수 이후 14분기 동안 누적매출액 7조1668억원, 누적영업이익 5111억원, 영업이익률 7.1%을 달성하는 등 기업구조개선작업의 새로운 사례로 기록됐다. 이례적으로 채권단은 박 부회장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키도 했다.

특히 작년 스마트폰 시대를 앞서 대응한 것이 컸다. 작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제조사 중 2위에 올라섰다. 전체로도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다. 세계 시장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통신사 AT&T의 거래업체 평가에서 연속 3회 1위를 달성했다. 일본 KDDI에 스마트폰 공급을 시작했다.

한편 팬택은 2011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축한 2위 위치를 굳건하게 지키며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공급하는 IMD(Intelligent Mobile Device) 강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팬택은 내수시장에서 올해 1분기 동안 6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일본에 이어 미국에 스마트폰 수출을 시작한다. 2015년 매출 10조원의 회사로 성장해 50년 이상 영속할 수 있는 강한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회사, 최고의 가치를 인정 받는 회사, 국가와 사회와 인류로부터 존경 받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팬택호의 주인공은 구성원 여러분이다”라며 “최고경영자인 저부터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도전하고 더 치열하고 더 매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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