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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스마트 TV 활성화 발표…업계, ‘앙꼬 없는 찐빵’

윤상호 기자
- 망 중립성·콘텐츠 등 세부 계획 없어…IPTV와 관계 설정도 빠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가 최근 전 TV 업계의 관심사인 스마트TV 육성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예산 지원 및 플랫폼 육성, 망 중립성 문제 등 정작 정부 역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내용은 없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TV(IPTV)와의 관계 설정도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또 통합방송법에 스마트TV를 담겠다는 계획이어서 산업 성장보다는 규제 위주 정책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식경제부, 문화관광부와 함께 ‘스마트TV 산업 발전에 관한 정부정책’을 발표했다.

◆스마트TV, 차세대 TV로 주목=스마트TV는 인터넷과 연결해 검색 및 웹서핑 등을 지원하고 주문형비디오(VOD)와 게임,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앱) 활용 등이 가능한 TV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 구글, 애플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TV다.

정부는 스마트TV 산업의 발전을 위해 ▲스마트 TV 경쟁력 ▲콘텐츠 및 서비스 육성 ▲인프라 구축 등 3개 분야 주요정책과제를 제시하고 범정부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개 부처가 올해에만 543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사용자환경(UI) 등에 대한 차세대 원천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다양한 기기와 스마트TV 상호연동 인터페이스 표준화를 함께 추진한다. 제조사, 방송사, 콘텐츠 업체간 협력적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인프라는 2012년까지 현재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 상용화와 100Mbps급 광대역망을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지원한다. 무선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롱텀에볼루션(LTE) 도입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무선 트래픽 증가에 대비한 장․단기 주파수 공급계획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 올해 500억원대 예산 집행=관계법령 재정비에도 나선다. 스마트TV가 활성화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신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기존 방송매체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TV방송과 유사한 서비스에 우선 초점을 맞추어 스마트TV 서비스의 법적 개념과 범위 등을 검토한다.

문제는 대부분 정책이 기존 정책의 재탕 또는 아직 구체화 되지 않은 원론 수준이라는 점이다. 기가인터넷 및 LTE는 네트워크 관련 산업 진층책으로 매번 방통위가 제시하고 있는 대안이다. 네트워크 관련 해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중립성 문제는 빠졌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가 투자한 네트워크를 서비스 사업자가 얼마만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을 허용할지에 관한 사안이다. 망 중립성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스마트TV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방통위 스마트TV 전략팀 양청삼 팀장은 “망 중립성은 스마트TV 관련 문제만이 아니라 보편적 이슈다. 통신정책국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연내에 결정할 계획”이라며 아직 정책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통위, ‘세부 내용 추후 고민해 볼 것’=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각기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호환성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시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정책 발표 내용이 무색한 답변을 내놨다. 플랫폼이 난립하면 콘텐츠 개발도 난항을 겪게 된다.

양 팀장은 “스마트TV 플랫폼은 아직 주도가 없다. 지금 단계에서 이를 통일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고 있는 그것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플랫폼 통일에 있어서 정부 역할이 크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IPTV와의 관계 역시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 방통위는 출범 당시 IPTV를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며 중점 사업으로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활성화되기도 전에 스마트TV 등 경쟁 상황이 녹록치 않다.

양 팀장은 “IPTV와 스마트TV의 구분되는 특징은 하나는 방송법에 적용을 받고 다른 하나는 아니라는 점”이라며 “앞으로 추진될 통합방송법과 연계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IPTV와 스마트TV 등에 대한 규제의 틀을 재정립할 계획임을 밝혔다.

◆업계, 세계 1위 등 선언적 내용에만 치중 ‘비판’=한편 제조사 관계자는 “정부가 왜 이런 내용의 스마트TV 활성화 방안을 내놨는지 모르겠다. 예산을 투입해 스마트TV 시장을 선도하겠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인 내용이 없다. 어차피 TV를 만들어 파는 입장에서는 별로 도움되는 내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IPTV와 스마트TV와의 관계 등 정부가 해야할 역할은 빠졌다”라며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통신사가 전적으로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명확한 대책도 빨리 나와야 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도 여성부가 제기한 ‘셧다운’ 문제 등 정부 기관끼지 엇박자가 나는데 예산만 투자한다고 콘텐츠 산업이 육성이 되겠는가”라며 “플랫폼 통일도 정부가 주도해줘야 하는 문제지 제조사간 합의는 사실상 어렵고 사실상 어느 플랫폼에 들어갈지는 콘텐츠 업체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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