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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요금 인하안 발표…SKT, 기본료 월 1천원 인하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이 오는 9월부터 기본요금 1000원을 인하한다. 또한 다음 달부터 스마트폰 요금제가 음성, 데이터, 문자 사용량을 소비자가 이용패턴에 맞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이동통신 요금부담 경감 정책방안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기본요금 인하방안은 SK텔레콤이 월 1000원 내리는 선에서 결정됐다. 당초 방통위, 기재부, 공정위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구성한 요금인하 TF에서 기본료 인하 방안은 없었지만 한나라당의 의견이 반영되며 며칠 사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SK텔레콤은 인가사업자로 우선 1천원을 인하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자체적 판단하에 기본료 인하 등을 결정하게 된다.

또한 방통위는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 요금제 개선, 선불요금제 활성화, 요금인가제 개선 등의 방안을 내놓았으며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제도 개선 등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안과 재판매 사업자 활성화 등의 경쟁촉진 방안도 발표했다.

기본료 SKT 1000원 인하, 경쟁사 참여는 미지수=당초 요금인하 TF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기본료 인하방안은 결국 1000원 인하로 마무리됐다. 당정협의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강하게 기본료 인하를 방통위에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일단 기본료 인하는 SK텔레콤이 9월부터 시행한다. 표준요금제 정액요금제 모두 대상이다. SKT는 인가사업자로 정부의 기본료 요금인하에 호응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가 동조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달 이석채 KT 회장은 "SKT가 내린다고 우리가 따라할 이유가 있느냐"라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방통위가 마련한 요금인하 방안에 대해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기본료 1000원 인하안을 결국 반영시켰지만 1000원 인하로 실제 국민들이 요금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이동통신 업계는 기본료 1000원 인하가 국민체감도에 미치지 않음은 물론이고 통신사들의 수익구조를 악화시켜 투자를 저해시킬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특히, 이번 기본료 인하안은 주무부처인 방통위조차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정당이 주도한 요금인하 사례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시장과 산업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문자·음성·데이터 내맘대로 선택하고 조절한다=방통위는 오는 7월부터 현행 스마트폰 전용 정액요금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선택형·조절형 요금제 출시를 유도할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는 음성과 문자, 데이터량이 미리 정해져 있어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선택요금제는 음성과 데이터, 문자 사용량을 이용자가 각각 이용패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즉, 음성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는 데이터량을 줄이고 음성 사용량을 늘리는 구조다.

또한 정해진 금액내에서 음성과 문제, 데이터를 가입자의 이용패턴에 맞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7월에 청소년, 노인층 및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도 출시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방통위는 MVNO를 통한 선불요금제 활성화, SK텔레콤과 KT에 적용되고 있는 요금인가제도도 개선할 계획이다.

◆휴대폰, 이제 마트에서도 구매한다=방통위는 그동안 이통사가 관리하고 있던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이달 중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제도가 개선되면 굳이 이통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통사들의 단말기 지배력이 약화되면 휴대폰 가격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방통위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방통위는 이통사 이외의 경로를 통해 구입한 단말기 역시 차별없이 적정한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 출시도 유도할 계획이다.

유통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내 요금제‧단말기 가격 등 이동전화 사업자 선택의 핵심적 요소가 정확하게 고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하고 계약체결시 이용자가 주의하거나 확인해야 할 사항을 체크리스트로 제시해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키로 했다.

◆요금 내려도 네트워크 투자 확대는 유도=전반적인 요금인하로 이통사들의 매출 및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지만 방통위는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투자 확대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트래픽 폭주로 인한 장애 가능성을 상시 진단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이달 중 구축하고,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증설 이행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업자들의 투자확대를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망 접속료 정책을 조기에 마련하고 투자여력 확보를 위해 마케팅 가이드라인 준수 역시 지속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방통위는 통신요금 종합정보 제공사이트를 구축해 이용자가 손쉽게 사업자들 요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변화하는 통신서비스 이용패턴을 반영해 통신비 분류체계도 개선키로 했다.

황철증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이번 요금인하에 대해 "국회, 여론 등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많은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진했다"며 "앞으로 제도개선, 신규사업자 진입 등을 통해 통신비 부담 감경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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