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황금주파수 800MHz 경매…이통사들 시큰둥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 변수가 등장했다.

2.1GHz 주파수 확보에 통신3사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KT파워텔이 사용하고 있는 800MHz 대역의 일부 등을 회수해 이번 주파수 경매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  

지난 14일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7월에 주파수 경매를 할 계획”이라며 “2.1GHz, 1.8GHz와 함께 800MHz 대역도 동시에 매물로 내놓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이 경매에 내놓겠다고 한 800MHz 주파수는 현재 공용주파수(TRS)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대역이다.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30MHz폭 앞에 위치해 있다.

TRS용 800MHz 회수해 경매하자=현재 800MHz 주파수 대역은 SKT가 30MHz를 갖고 있고 LG유플러스가 지난해 20MHz 폭을 할당 받았다. 그리고 SKT가 보유한 30MHz 앞에 KT파워텔이 14MHz 등 TRS 진영이 18MHz폭을 사용하고 있다.

당초 주파수 경매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800MHz 대역이 등장하게 된 것은 KT가 방통위에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KT는 가급적 가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경매에 내놓고,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방통위에 건의했다. KT는 새롭게 800MHz 주파수 대역이 경매에 나오면 확보하겠다는 의견도 방통위에 전달했다.  

이에 방통위는 KT파워텔에서 4MHz 등 총 6MHz를 회수하고 가드밴드 등 자투리 대역을 합쳐 10MHz폭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신규 800MHz 대역은 경매를 통해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아직 국제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800MHz 대역이어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휴대폰도 50MHz대역폭을 커버할 수 있는 부품들로 제조가 됐다. 다만, 미국과 일본 등이 TRS용으로 사용되던 800MHz를 LTE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표준화는 올해 9월 중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통위는 조만간 상임위원들 보고를 통해 800MHz 주파수 경매방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2G 황금 주파수 800MHz…스마트폰 시대에선 평가절하=경쟁업체나 방통위는 KT가 왜 800MHz에 관심을 보이는지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KT는 지난해 주파수 재배치 결과 900MHz 대역을 가져갔다. 800MHz대역의 10MHz폭을 가져가봐야 앞뒤로 손실분을 제외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KT는 “여전히 우리의 관심사는 2.1GHz 대역”이라며 “다만 가능한 많은 주파수를 경매에 붙이고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00MHz를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의지는 아닌 것이다. 최근 2.1GHz 주파수가 LG유플러스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선택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로 보여진다.

800MHz 주파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자는 SK텔레콤이다. SKT가 보유하고 있는 30MHz폭 바로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파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800MHz 20MHz폭을 갖고 있는 LG유플러스는 KT와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SKT 역시 아직까지는 신규 800MHz 대역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2.1GHz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유는 800MHz 대역의 고객들을 2.1GHz 대역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2.1GHz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장 효율적으로 주파수를 사용하려면 2.1GHz 대역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1GHz가 무선네트워크의 백본 역할을 담당하게 되고, 800MHz보다는 2.1GHz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