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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Hz 주파수 경매 제안한 KT 속내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가 방송통신위원회에 800MHz 주파수 경매를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이 14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800MHz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 포함시킬 생각이 있다”라고 밝히면서 2.1GHz, 1.8GHz 대역과 함께 800MHz 대역도 이 달 주파수 경매 공고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주파수와 관련해 통신업계의 관심은 단연 2.1GHz 대역의 20MHz폭이 어느 통신사 품으로 돌아갈지 였다. KT가 반납하는 1.8GHz 대역과 현재 방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700MHz 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2.1GHz만은 못했다.

현재 WCDMA 계열 3G 서비스가 2.1GHz 대역에서 이뤄지고 있어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2.1GHz 확보가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의 800MHz 경매제안으로 통신사들의 셈법도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경매에 붙이는 2.1GHz 대역의 20MHz폭의 경우 과거 LG유플러스가 반납한 것이다. 그 결과 LG유플러스만 지금 1.8GHz 대역에서 리비전A 방식으로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규모의 경제 대열에서 이탈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단말기 수급, 망속도 측면에서 SK텔레콤과 KT에 뒤쳐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LG유플러스는 “가난의 대물림”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2.1GHz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분위기상 LG유플러스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KT의 800MHz 경매제안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2.1GHz를 LG유플러스가 가져가게 될 경우 1.8GHz를 놓고 SK텔레콤과 KT가 경매에서 대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SKT는 아직까지는 “2.1GHz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파수와 사업권은 무조건 확보한다’는 것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통신사들의 기본전략임을 감안하면 1.8GHz 주파수 확보를 위한 SKT와 KT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800MHz 대역을 같이 경매에 붙일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논의되고 있는 800MHz 대역은 주파수공용통신(TRS)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현재 SKT가 보유하고 있는 800MHz 대역폭의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SKT가 새로운 800MHz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손실 없이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KT는 800MHz 대신 900MHz를 갖고 있고, 800MHz 대역에서 20MHz 폭을 갖고 있는 LG유플러스 역시 주파수가 붙어있지 않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800MHz를 확보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오매불망 원하던 2.1GHz 주파수 확보를 가시권에 둔 상태다.

KT는 2.1GHz 확보에 실패할 경우 차선책으로 현재 PCS 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1.8GHz를 염두해 두고 있다. 3가지 주파수에서 중요도를 치자면 2.1GHz, 1.8GHz, 800MHz 순으로 볼 수 있다. SKT가 800MHz 확보로 선회할 경우 KT는 출혈 없이 1.8GHz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KT는 800MHz 경매제안과 관련해 “보다 많은 주파수를 경매에 붙여 사업자들의 선택권을 높이자는 측면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방통위에 “800MHz 주파수에 관심이 많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2.1GHz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통3사들의 주파수 전쟁이 800MHz 대역의 등장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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