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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 논란 해결책은?①] 트래픽 폭증시대…네트워크 관리 ‘비상’

채수웅 기자

스마트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거의 대부분의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뀔 전망이며 스마트폰보다 트래픽 발생량이 훨씬 더 많은 태블릿PC 보급도 늘어날 예정이어서 모바일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속도와 고품질로 전 세계인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유선 네트워크 역시 P2P 사이트들의 범람과 스마트TV를 비롯해 동영상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트래픽 관리는 유무선 가릴 것 없이 통신사업자들의 가장 민감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 같은 트래픽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망중립성 문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특정 서비스 등에 속도와 네트워크 접속을 제한할 수 없다는 망중립성 원칙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통신사들의 입장과 포털 등 서비스 사업자들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망중립성 원칙의 변화가 필요하지 여부에 대해 집중 분석해 보고 사업자간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바야흐로 트래픽 폭증시대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무선 트래픽 증가는 통신사들의 투자전략의 근간을 흔들 정도다. 통신사들은 와이브로, 와이파이, 펨토셀 증설 등 현재 이용 가능한 방법은 물론, 차세대 네트워크 조기 도입을 통해 트래픽 관리에 나서고 있다.

도대체 상황이 어느 정도 이길래 통신사들이 이렇게 난리를 피우는 것일까.

항후, 4년간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지금보다 20배가, 유선 트래픽 역시 7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양한 연구기관, 사업자들이 저마다 트래픽 증가 추이를 예상하고 있지만 사실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올해 초 시스코코리아는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지난해 기준으로 2015년까지 15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스코는 2015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2200만대, 태블릿 70만대를 가정하고 이 같은 수치를 도출해 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미 스마트폰 가입자 1000만을 돌파해 올해 안에 2000만을 돌파할 전망이다. 무선 트래픽 역시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5년까지 20배가량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동영상 기반의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데이터 트래픽 폭증을 부추키고 있다. 실제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미국 전체 트래픽의 20% 이상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유선 네트워크 역시 더 이상 트래픽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유선의 경우 2014년에는 비디오 및 P2P가 전체 트래픽의 8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스마트TV의 등장은 트래픽 증가를 부채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래픽 폭증시대…네트워크 관리·제한 불가피=이처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함에 따라 네트워크의 안정적인 관리 및 품질유지가 통신사들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의 사례처럼 특정 서비스가 전체 트래픽의 상당부분을 점유할 경우 나머지 사용자들과 서비스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지난해 KT가 성북구에서 트래픽을 측정한 결과 1개 가입자가 대역폭의 97.2%를 차지하는 사례까지 발견됐다. 한명의 헤비유저 때문에 다른 이용자들의 인터넷 속도가 29배에서 최대 265배나 저하된 것이다.  

현재 유선에서는 상위 5% 가입자가 전체 트래픽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무선에서는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통신사들은 안정적인 인터넷 사용을 위해서 트래픽 관리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망에 부하를 주거나 트래픽을 지연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제한을 걸고,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추가 과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유지돼왔던 망중립성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포털·게임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미 전용회선료를 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양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통해 망 사업자 역시 성장해온 상황에서 이제와 망중립성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은 시대가 변한 만큼, 새로운 원칙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ETRI의 김성철 연구원은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포털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며 “인터넷 사업자와 스마트TV 제조사는 트래픽이 급증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를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KISDI 김희수 연구위원 역시 “트래픽의 성격과 내용이 인터넷 초창기와는 너무 달라졌으며 ISP들의 트래픽 제한 추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트래픽 폭증시대에서 무조건적인 반대나 과금을 주장하기 보다는 예전 ISP와 CP가 서로 공생하며 발전해온 만큼, 트래픽 폭증 시대에서도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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