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망중립성 논란 해결책은?②] 뜨거운 감자 스마트TV, 어떻게 볼것인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내외에서 망중립성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다.

통신망 사업자가 타 사업자의 네트워크 접근 제한을 통해 통신 및 단말 등의 전후방 산업을 독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작된 망중립성 규제는 그동안 통신사업자와 인터넷사업자가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정보가 텍스트,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옮겨가면서 트래픽 증가량이 급격히 늘고, 인터넷 사업자가 인터넷전화, 모바일메신저 등 통신사업자의 핵심 사업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망중립성 의미도 변화하고 있다.

투명성과 통신사업자의 의무만을 강조해왔던 비중립적 개념에서 통신망에 기반해 발생한 수익의 분배, 또는 투자비용의 분담 방향으로 망중립성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고전적인 망중립성 원칙을 지지하는 나라나 사업자들이 있지만 네트워크 접근에 대한 경쟁법적 이슈와 함께 사업자간 이해관계 조율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네트워크 품질 측면에서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유무선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늘어나는 트래픽과 관련한 투자문제, 네트워크 프리 라이딩(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네트워크 고도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장벽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유선의 경우 무선에 비해 네트워크 용량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P2P나 스마트TV 등을 통한 트래픽의 급격한 증가로 네트워크 과부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 서비스에서 트래픽의 급증으로 인한 네트워크 과부하의 경우 다수의 고객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유선 인터넷 분야에서는 앞으로 스마트TV의 등장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HD/3D 고화질 비디오 등은 물론,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탑재한 스마트TV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스코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비디오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40%에서 2015년에는 6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까지는 P2P 트래픽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TV가 대체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TV 시장은 2013년에 131만대의 시장규모를 형성, 국내 전체 TV 시장의 5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TV 보급 증가로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트래픽 증가에 따른 인터넷 품질보장과 추가 망 증설 비용을 누가 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통신사들은 스마트TV가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해 추가 투자를 불가피하게 만든 만큼 TV 제조사도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마트TV의 경우 네트워크 용량에 대한 고려 없이 설계돼 같이 인터넷 접속으로 이뤄지는 IPTV에 비해 최소 5배 이상의 백본망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선 역시 트래픽 증가는 물론, 모바일 인터넷전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며 서비스 측면에서 망중립성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될 수록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음성통화 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투자의욕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스마트TV 제조사나 인터넷 사업자들은 개방과 차별금지를 근간으로 하는 망중립성 원칙을 내세워 추가요금 부담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전통적인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하기에는 시장환경이 너무 바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희수 연구원은 "트래픽의 내용과 성격이 인터넷 초창기와는 너무 달라지면서 망 사업자의 트래픽 제한 추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무조건 규제를 하거나 망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식의 극단적인 논의가 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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