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오라클 후폭풍’ 국내 IT유통시장 지각변동… 대형 유통사들, 좌불안석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백지영기자] 한국오라클이 새로운 VAD(Value Added Distributor) 선정을 마무리함에 따라 국내 글로벌 IT업체 유통시장 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오라클은 신규 VAD 선정을 통해 그동안 인수합병 과정에서 난립했던 총판들을 대거 정리하고 6개 업체로 압축하는 유통 체계 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오라클이 미들웨어 분야의 BEA시스템즈와 하드웨어 분야의 썬마이크로시스템 등을 인수하면서 오라클로 흡수된 회사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총판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한국오라클은 지난 1월부터 새로운 VAD 업체 선정에 들어갔다.

 

특히 DBMS를 비롯한 국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강자인 한국오라클의 총판을 따내면 바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서비스, 소프트웨어 유통사를 포함한 다양한 업체들이 오라클의 총판권을 따내기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난립하던 총판 6개로 정리 = 한국오라클은 이번 VAD 선정을 통해 인수과정을 통해 난립했던 총판을 대거 정리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의 파트너사들과 BEA시스템즈코리아 인수 후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총판까지 대 수술에 들어간 것.

 

이를 통해 선정된 6개 VAD업체들은 오픈 VAD 지위를 확보해 원칙적으로 오라클의 하드웨어와 솔루션 모두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VAD 선정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한국오라클의 최대 엔터프라이즈 및 SE 라이선스 파트너였던 코오롱아이넷이 VAD 선정에서 탈락한 것이다. 코오롱아이넷은 지난 2004년부터 한국오라클의 VAD로서 영업지원과 마케팅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한국오라클의 DB 시장에서 큰 역할을 담당해 왔던 코오롱아이넷이 VAD 선정에 탈락하면서 한국오라클의 국내 총판 전략에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반면 코오롱아이넷은 오라클 솔루션 유통권을 잃게 되면서 한국IBM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아이넷은 현재 한국IBM의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유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CAD 분야의 오토데스크와 총판계약을 맺으면서 솔루션 유통부분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1차 VAD 사업자로 선정됐던 8개 업체 중 코오롱아이넷과 함께 최종 탈락한 인성디지탈도 관심이다.

 

인성디지탈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총판이었지만 지난 2008년 한국MS와의 총판 계약을 연장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번에 한국오라클과의 총판계약에도 실패하면서 글로벌 대표 업체의 유통권을 대부분 상실했다.

 

기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의 국내 유통을 총괄하던 총판의 경우 LG엔시스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살아남았다.

 

한국썬의 경우 이들 두 업체를 포함해 SK네트웍스와 제이씨현시스템즈 등 4개 업체를 국내 총판(CDP)으로 두고 있었다. 제이씨현시스템즈는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할 당시 국내 총판권을 포기했으며 SK네트웍스 역시 지난해 총판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VAD 선정, 유통업체간 희비 엇갈려 = 이번 VAD 선정을 통해 한국오라클의 하드웨어와 솔루션 모두를 유통할 수 있게 된 업체들은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썬 하드웨어를 유통하던 LG엔시스와 효성인포메이션은 오라클의 솔루션 제품군까지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오라클의 솔루션 사업을 진행하던 대상정보기술은 하드웨어 제품군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돼 수익 다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새로운 제품 유통을 위한 조직 구성과 인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HP 하드웨어 유통의 80%를 담당하고 있던 영우디지탈의 행보에도 관심이다. 영우디지탈은 이번에 한국오라클 VAD에 선정되면서 기존에 취급하던 오라클 DB 제품군 외에 하드웨어까지 영역을 넓히게 됐다.

 

특히 오라클의 DW어플라이언스인 엑사데이타를 유통하면서 한국HP와 미묘한 관계에 있던 영우디지탈이 서버 등 하드웨어 유통까지 가능하게 되면서 한국HP와의 관계설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HP측은 “지난주에 발표 결과가 통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HP의 대부분 하드웨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당장 영우디지탈과 한국HP의 관계가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향후 전략적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관심사다.  

 

이외에 기존 한국오라클의 미들웨어 제품군을 유통하던 지티플러스와 유클릭은 우선 오라클 솔루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이상일 기자
24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