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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은 ‘SK텔레콤-STX’ 2파전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놓고 SK텔레콤과 STX가 겨루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TX는 이날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마감 시점에 맞춰 LOI를 제출했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현대중공업이 발을 빼면서 이번에도 하이닉스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STX가 LOI를 제출하면서 이들 기업의 참여 배경과 인수 자금 마련 방법 등 향후 일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텔레콤과 STX가 막대한 인수 자금과 연간 3~4조원 단위의 투자 부담을 감내하면서도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신사업 확대 및 다각화로 풀이되고 있다.

SK텔레콤을 내세운 SK의 경우 그룹의 주력 사업인 통신과 정유가 성장 한계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반도체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내수와 수출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고 현지 정치 수뇌부들과의 관계도 좋기 때문에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SK 입장에선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난해에도 하이닉스 인수를 점쳤으나 사업 우선 순위에서 밀려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올해 초 국내 팹리스 기업인 엠텍비젼과 반도체 설계 및 유통 합작사인 SK엠텍을 중국에 설립해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STX그룹은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TX는 조선해양 분야의 계열사들이 수직 통합된 구조로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하락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은 기존 STX그룹 계열사와 전혀 관계가 없는 업종이어서 시너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종철 STX 부회장은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90%를 차지하는 사업구조 보다는 이를 60%로 줄이고 나머지 30~40%를 반도체로 몰아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STX는 하이닉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UAE 계열 국부펀드를 끌어들이는 한편 조선 사업의 비중을 조절하기 위해 우량 계열사 매각도 검토 중이다.

채권단은 7월~8월 초까지 실사 과정을 거쳐 8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올해 말까지 매각 작업을 종료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인수 가격은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가량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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