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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사용료에 이통사 요금인하…MVNO 성공할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달부터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등장, 선불이동전화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이통사들이 선불요금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전파사용료, 이통사에 내야되는 시스템 운영비 등으로 인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VNO 사업자들은 망 의무제공 사업자에게 2013년부터 매출액의 1%를 투자비, 운영비조로 내야 된다. 여기에 가입자당 매달 529원의 전파사용료를 납부해야 하고 가입자 신청서당 인지세도 1000원을 내야한다.

선불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발신보다는 수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월 가입자당평균매출(AROU)이 1만원~1만5000원 사이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것저것 합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라는 것이 MVNO의 설명이다.

또한 아직 이통사를 구분하지 않고 단말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단말기 활용 측면에서도 상당한 제약이 있다. 즉, KT 가입자는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MVNO의 선불이동전화 서비스 이용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꾸준히 선불요금 인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중 10초당 26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선불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MVNO간 경쟁이 아니라 이통사와 MVNO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어 브랜드, 마케팅 능력이 열세인 MVNO들 입장에서는 이통사의 선불요금 인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밖에 데이터 서비스와 장문 문자메시지 등도 지원이 되지 않아 사용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기존 이통3사에서 활발한 번호이동이 선불시장에서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MVNO 사업자들도 정부에 제도개선 등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7일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과 중소통신업계 CEO 간담회에서 MVNO 사업자들은 한 목소리로 "중소 통신사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통형 아이즈비전 회장은 "데이터 서비가 지원이 되지 않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며 "또한 가입자당 매달 529원의 전파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MVNO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서 전파사용료 납부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최 위원장에게 건의했다.

김춘호 윈텔 사장도 "기존 통신사들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들이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방통위가 막아달라"고 말했다.

장윤식 KCT 사장은 "모바일 보급률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에 진입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정부에서 다량구매 할인과 블랙리스트 제도 등 마무리를 잘 해달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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