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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제4이통 묻지마 투자자 모집 논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중소기업중앙회의 무리한 제4이통사 투자자 모집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자 중소기업 관련 단체에 투자규모를 할당해 저인망식으로 소액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문제는 실제 투자의지가 없더라도 일단 약정서를 제출하고 실제 투자는 상황을 봐가면서 해도 된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향후 주가부양용으로 악용되는 경우를 비롯해 향후 투자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기중앙회는 제4이동통신 그랜드컨소시엄 투자자 모집을 하면서 관련 협회 등에 200억원 가량을 할당하고 회원사로부터 5억원~10억원 가량을 투자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몇몇 협회로부터 제4이통사에 투자하라는 메일을 수차례 받았다”며 “별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도 실제 납입은 사업성이 있을 때 결정해도 되니 일단 5억원 정도 약정만 하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 입장에서 5억원이 누구 애 이름도 아니고 당장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비즈니스 이권을 주는 것도 아닌데 쉽게 결정할 수 있겠느냐”며 “협회별로 몇백억씩 할당받아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중기중앙회는 이달 8일 마감 예정이었던 제4이통사업 참여자 모집 신청기한을 이달 말까지 연장한 바 있다. 제4이통사에 관심을 가진 단체와 기업이 많아 연장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실제 투자자 모집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관련 단체에 유치할 투자금 규모를 할당하고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투자금 유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제 투자의사가 없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약정서만 제출해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나중에 투자자들이 이탈할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제4이통사 후보인 KMI에 참여했다가 먹튀 논란을 일으킨 삼영홀딩스 사례가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말로만 투자를 한다고 해놓고 시세차익만 챙기고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협단체에 투자금액을 할당해 모집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상적으로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경우 참여의향서를 제한 없이 받고 있다”며 “아직 전체 자본금 규모에서 어디까지를 소액주주들로 채울지는 결정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요주주들의 경우 구속력이 있는 확약서를 받겠지만 소액주주들은 구속력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투자의향서를 받아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이달 말까지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하고 9월 중 사업계회서를 방통위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중기중앙회의 그랜드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은 아직 참여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양 전장관과 중기중앙회는 별도로 사업계획서를 짜고 있는 상황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양 전 장관과 합의된 것은 없다”며 “투자자 모집이 마감되고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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