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알고 보면 MS의 최대 고객?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공략을 위한 애플의 야심작 ‘아이클라우드’는 어느 데이터센터에서 운영될까요? 애플은 최근 5억 달러를 들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바 있는데, 아이클라우드는 당연히 이 곳에서 운영되겠지요?
그런데 지난 주 애플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자체 데이터센터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애저와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등 경쟁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아이클라우드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IT정보 사이트 ‘더 레지스터( The Register)의 지난 2일 보도에 따르면, 고객이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데이터는 애플의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MS 윈도 애저와 AWS에 분할돼 저장된다고 합니다.
더 레지스터는 애플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보다 외부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하는 위험성을 경감시키기 위해 서비스의 스타일과 성숙도가 다른 윈도 애저와 AWS에 이중화했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클라우드가 윈도 애저와 아마존을 이용한다는 소문은 지난 6월에도 난 바 있습니다. 애플 정보 사이트 인피니트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메시지 서비스 아이메시지(iMessage)에서 HTTP 통신을 모니터링 한 결과 ‘아마존 S3’와 ‘’윈도 애저 데이터 스토리지’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만약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윈도 애저에서 운영하고 있다면, 아마 애플은 MS 윈도 애저의 최대 고객이 될 것입니다. 윈도 애저가 아직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에서 애플이 MS의 구세주가 되는 셈입니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올인 했다”고 선언할 정도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윈도 애저는 MS 클라우드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클라우드가 MS와 아마존을 통해 서비스된다면 애플은 노스캐롤라이나의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왜 지은 것일까요?
이에 대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두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하나는 AWS와 윈도 애저가 노스캐롤라이나 데이터 센터의 백업 역할을 한다는 가정입니다.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하지만, 혹시 모를 장애에 윈도 애저와 AWS로 대비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일단 외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점차 자체 데이터센터로 서비스를 이전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타사 서비스를 통해 경험을 쌓고 점차 자체 데이터센터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또다른 의문점이 있습니다. 윈도 애저와 아마존은 기술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두 서비스는 호환성이 거의 없습니다. 윈도 애저에 올려진 서비스는 AWS기 쉽지 않습니다. 상호 보완적인 이중화를 노렸다면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애플이 일단 크고 멋진 데이터센터를 지어놓았는데 속은 텅 비었을 것이라는 억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인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지만, 이런 제품을만들어 내는 일과 데이터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전혀 다릅니다. 과연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아이클라우드는 연내에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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