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황금주파수 700MHz, 이동통신 전용 가능성 높다

채수웅 기자
- 방송용 할당시 국제표준화서 고립 위기
- 주파수 나눠쓰는 것도 효율성 도움안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금주파수 700MHz 대역의 용도를 놓고 통신업계와 방송업계가 정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통신업계는 데이터 트래픽 폭증으로 주파수가 부족하니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해야 한다는 것이고, 방송업계는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위해 700MHz 대역을 같이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통신과 방송업계가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주파수효율성 및 표준화 방향, 세계적 이용추세 등을 감안할 때 이동통신만의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28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열린 '700MHz 및 2.1GHz 위성대역 해외동향 및 기술세미나'에서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파정책연구그룹장은 효율적인 측면에서 DTV 여유대역인 700MHz 주파수는 통신용이 적합한 것으로 보았다.

이 같은 견해는 국제표준화 동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DTV 여유대역 활용과 관련해 FDD, TDD 2개안을 채택한 상황이다. 이 중 효율성을 감안할 때 FDD안이 우세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DD안은 여유대역으로 확보한 700MHz의 108MHz폭을 상하향 각각 45MHz를 할당하고 10MHz의 이격거리와 시작과 끝부분에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3~5MHz 대역을 남겨둔 형태다.  

아태지역은 공통이용방안 마련을 위해 APT 산하 AWG에서 지난 2년간 논의를 거쳐 지난해 10월 10일 ITU 표준안에 반영한 바 있다. 100MHz를 통으로 상·하향 사용하게 하는 TDD안이 2안으로 같이 표준안에 반영됐지만 효율적 측면에서 FDD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는 FDD안의 경우 상하향 각각 할당된 45MHz를 쪼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방송업계에서 주장하는 108MHz를 반으로 나눠 통신과 방송이 각각 54MHz씩 사용하자고 하는 주장이 현실화 될 경우 주파수 손실분은 상당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며 국제 표준에서도 동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표준화를 채택하지 않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주파수를 쪼개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주파수 정책은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고 있고, 일본 역시 고립된 DTV 방식으로 어쩔 수 없이 30MHz로 줄인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 DTV 여유대역을 방송용으로 할당한 사례는 전무하다. 미국의 경우 혁신적 방송서비스를 포함시켰지만 대상 사업자에 지상파TV는 제외시켰다.  

여재현 KISDI 그룹장은 "700MHz의 경우 차세대 기술진화에 있어 방송과 통신 어느쪽이 사용하는 것이 옳으냐의 문제"라며 "방송 역시 차세대 진화가 필요하지만 이 대역을 통해 진화하는 것이 옳은지에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여 그룹장은 "글로벌하게 이 대역에서 차세대 방송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 우리도 참여해야 겠지만 국제적인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차세대 방송을 이 대역에서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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