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감 2011] 게임위 전문위원도 못할짓...업무과중에 신변위협까지

이대호 기자
- 12명 전문위원이 연간 1만여건 등급분류와 내용수정신고 검토
- 심의 불만 품은 사업자가 시너뿌리고 소똥 뒤집어쓰기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물 등급분류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 전문위원들이 많은 업무와 불안정한 고용상황, 신변위협 등으로 인해 이직율이 18.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심재철 의원(한나라당)은 국정감사를 위해 게임물등급위원회로 부터 제출받은 ‘게임물 등급분류검토현황’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게임물 등급분류 전문위원은 게임물의 추천등급이 기재된 검토의견서를 위원회에 상정토록 하고 있어 등급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17명이라는 제한된 인원수로 인한 업무과부하로 인해 게임물의 부실 검토 우려 및 신변위협 등으로 이직률이 높아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온라인, 콘솔, 모바일 게임물의 경우 12명이 연간 1만여건의 등급분류와 내용수정신고검토를 처리하고 있으며, 아케이드 게임물의 경우 5명이 1천여건이 넘는 게임의 등급분류와 내용수정신고검토를 처리하는 상황이다.

심의결과에 불만을 품은 사업자가 게임위 전문위원들의 신변을 위협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면담에 응하던 전문위원에게 욕설과 함께 미리 준비해온 시너를 뿌리거나 ▲게임물의 신청자가 등급거부 및 지연에 항의하며 팬티만 입은 채 사무실 내부를 활보하는가 하면 ▲민원실에서 중화요리를 배달시켜놓고 흡연 및 음주를 하고 미리 준비해온 소똥을 자신의 몸에 뒤집어쓰는 등의 행패를 부리거나 ▲등급거부된 게임물의 신청자가 담당 전문위원 집으로 밤늦게 전화해서 전문위원에게 고발했다고 협박을 하거나 ▲담당 전문위원의 모친에게 ‘당신아들 때문에 손해를 봤으니 손해배상을 하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는 등의 사례가 보고돼 있다.

심 의원은 “등급분류는 게임물 등급위원회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서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1년에 1만건이 넘는 과중한 등급분류를 단 17명에게 맡기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과중한 업무가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도록 현행 전문위원운용방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게임위에 촉구했다.

또 심 의원은 “등급분류 전문위원들은 게임물등급위원회에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어 게임사들의 로비유혹에 쉽게 빠질 우려가 있다”며 “게임물등급분류 전문위원의 이직은 게임관련업체 재취업으로 이어져 등급분류의 투명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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