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ISDI, IT콘트롤타워 ‘글쎄’…“유연한 정부조직 필요”

채수웅 기자
- 김동욱 신임원장 “포스트 방통위, 국가전략적 기능 갖춰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가 힘을 갖고 수직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콘트롤타워는 지금처럼 급변하는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다. 지식을 공유하고 리스크, 이익, 비용도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려면 정부조직도 유연해져야 한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사진>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바람직한 ICT 정부조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구글, 애플 등으로 부터 시작된 스마트 미디어 혁명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 국민도 중요하지만 법제도 및 정부조직이 지금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우선 김 원장은 방통위 출범 이후 역할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매체간 융합이 이어지면서 IPTV, DMB 등 방통위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하지만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발생한 스마트 미디어 빅뱅이라는 변화에 제도가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원장은 과거 경제기획원, 과학기술처처럼 국가전략을 극대화 하고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정통부 해체에 일조했던 김 원장은 정보통신부 역시 유연했던 조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과거 경제기획원이나 과기처, 정통부는 부드럽고, 유연한 공무원 같지 않은 조직이었다”며 “사업자를 힘들게 하기보다는 미래를 얘기했고, 부처이익을 극대화하고 국가전략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제는 정통부에 상응하는 국가전략적 기능을 갖는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최근 여야는 물론, 방통위 내부에서도 거론되고 있는 방통위 조직개편은 콘트롤타워 개념보다는 수평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할 것으로 보았다. 정부가 힘을 갖는 것보다는 많은 것들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무관이, 주무관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런 것들이 수용되는 환경, 그러한 조직문화를 가져야 한다”며 “지금은 정부가 힘을 갖고 통제하는 시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삼성과 애플의 소송전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한국에 대한 압박을 보면서 위기를 느낀다”며 “하지만 애플, 구글, MS에 도전하는 나라로서 스마트미디어로의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위기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ICT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망중립성 이슈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김 원장은 “트래픽은 늘어나지만 통신사 수익성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용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포함해 망중립성 개념을 재정립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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