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V

[해설] LG전자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왜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가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실적 부진과 경기 불안의 장기화 우려에 따라 ‘총알을 미리 확보한다’는 선제적 조치 차원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LG전자는 이날 1조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선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해 사업주도권을 조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가 시장의 충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데에는 차입보단 유상증자가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올해에만 1조원을 넘는 자금을 조달했고 지난 3분기에는 환율 상승으로 2347억원의 금융 관련 손실을 봤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LG전자의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중순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무디스와 피치도 최근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런 가운데 획기적인 영업이익 확대 없이 차입만 늘리면 추가적인 신용등급 및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이날 LG전자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시설자금에 6385억원, 운영금에 4235원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운영금의 경우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것이라고 LG전자는 밝혔다.

그러나 R&D 투입 자금의 경우 소요 내역이 투명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업계 일각에선 관계회사인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LG전자가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1년 동안 누적 적자가 1조1700억원에 달한다. 잉여 현금흐름도 3분기 적자를 기록, 자금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유상증자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번 유상증자는 자금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필요성과 더불어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에 대비한 성격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한주엽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