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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학’, 창작 장르로 자리 잡을까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게임문학’이 창작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21일 NHN 분당 본사에서 ‘제2회 NHN 게임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됐는데요. 이 자리에서 그러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공모전 심사위원장인 이재홍 서강대 디지털스토리텔링학과 교수는 ‘게임문학’의 특징을 이렇게 집었습니다.

“게임문학은 인터랙티브한 서사가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머가 참여할 수 있는 드라마가 전개돼야 합니다. 소설형식이라고 해서 신춘문예에 출품하는 소설을 쓰듯이, 게임시나리오라고 해서 방송드라마 대본 쓰듯이 해서는 안 됩니다. 즉 게임문학은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 내부에 인터랙티브 요소가 깊숙하게 개입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상식에 앞서 영상으로 공개된 8명의 심사위원들의 평을 들어보면, 1회 공모전보다 응모작은 줄었으나 질적인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작품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번 응모작에 대해 박상우 게임평론가는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평했으며 남택원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대표 역시 “게임제작에 가까운 글들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재홍 교수는 “게임문학이 정상적인 문학의 장르로 정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으며 채윤호 링크스스튜디오 대표는 “창의적 발상이 새로운 해리포터, 새로운 반지의 제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게임문학상의 의미를 치켜세웠습니다.

‘보드빌’이란 작품으로 대상(상금 5000만원)을 수상한 전준후(중앙대 영화학과)<사진> 학생은 “내가 첫 관객이라 생각을 가지고 유치하지 않게 그리고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했다”며 “겁 없이 뛰어들어 상을 받게 됐는데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보드빌’이 어릴 때부터 구상한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이 작품을 낳았다고 하네요. 마음먹고 처음 쓰게 된 장편이 이번에 덜컥 상을 받게 됐다고 합니다.

장편으로 은상을 수상한 오승훈씨는 “여우고개라는 설화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번 뒤집어보고 싶었다”며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네요. 단순하지만 신선한 시도입니다.

‘게임문학상’은 이제 막 산을 넘었습니다. 앞에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수상작이 게임 시나리오로 채택되는 일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1회 게임문학상의 시나리오는 게임서비스까지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개발사에 프레젠테이션까지 했으나 그 이상의 단계로 넘어가지는 않았네요. 이번 2회 공모전의 응모작들이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니 게임 시나리오에 채택될 가능성도 커지겠지요.

‘게임문학상’을 통한 NHN의 야심찬 도전이 빛을 발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네요. 내년 3회째 공모전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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