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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보안업계, 상생협력으로 동반성장 기회 만든다

이유지 기자
- 제품 개발, 해외 수출 협력 사례 잇달아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정보보안 업계에서 업체 간 ‘상생협력’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중소규모 기업들이 많은 업계의 특성을 살려 동반성장 기회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각자 가진 기술력을 결합해 변화하는 시장 요구에 맞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신속히 개발하고 혼자서는 힘에 부치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모으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선도기업 간 이종기술 결합해 시장 요구 충족=파수닷컴(대표 조규곤)은 최근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와 보안 솔루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그 첫 성과물로 메일을 통한 정보유출을 방지하는 ‘메일캡(Mail CAP)’을 출시했다.

스팸메일 차단 솔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지란지교소프트와 세계 최초로 DRM 기술을 상용화한 선도기업인 파수닷컴이 서로의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솔루션이다.

앞으로도 두 회사는 각자 강점을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정보보호 솔루션을 개발, 공급할 계획이다.

◆경쟁업체간 글로벌 시장 공략 제품 개발 공조=파수닷컴은 경쟁사인 마크애니(대표 최종욱)와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DRM 제품 개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지식경제부의 3차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DRM 보안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파수닷컴은 ‘클라우드 컴퓨팅 및 스마트웍스 환경의 문서보안을 위한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DRM’ 개발을 마크애니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파수닷컴과 마크애니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참여했다.

현재 파수닷컴은 DRM 클라우드 서비스와 지원 플랫폼 확장기술 개발을, 마크애니는 모바일 매체제어 기술과 모바일 출력물 보안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11월 완료될 이 사업으로 개발된 제품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제공하게 된다.

글로벌 제품 개발에 국내 DRM 경쟁사가 힘을 모았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는 “정보보안 업계에는 업력이 쌓은 업체들이 꽤 있고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다. (경쟁사라도) 서로가 잘하는 분야를 인정하면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보안 플랫폼에 다기능 통합, 제품 공급도 확대=시큐아이닷컴(대표 배호경)은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보안 솔루션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우선 미라지웍스의 소프트웨어 가상화 기반 인터넷 망분리, 지란지교소프트의 개인정보보호, 시큐위즈의 원격 보안접속용 SSL VPN 솔루션을 자사 제품인 ‘시큐아이 MF2’와 연동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고객사가 요구하는 보안 기능을 확장 제공한다.

현재 시큐아이닷컴은 미라지네트웍스, 지란지교소프트와는 총판계약도 맺은 상태이며, 앞으로도 업체들과의 기술 연동, 마케팅·영업 제휴를 확대할 방침이다.

차영균 시큐아이닷컴 상무는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 집중하면서 시장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보안 기능은 전문업체들과 협력해 신속하게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기술제휴뿐 아니라 현재 구축해 놓은 판매망을 활용해 마케팅·영업력이 부족한 업체의 제품도 공급, 지원해 ‘상생협력’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시큐아이닷컴은 일본 내 파트너사인 포발, 트라이포드웍스와 협력해 현지에서 요구하는 인터넷전화(VoIP) 융합보안 장비를 개발, 공급하는 성과도 이미 만들었다.

IP PBX와 시큐아이닷컴의 통합보안 제품을 결합해 개발한 VoIP 융합보안 장비인 ‘스위프트박스’는 올해에만 4000대 공급 물량을 확보한 상태로, 지난 1월 말 첫 출하됐다.  

◆해외 시장 판로 개척 지원, ‘드림 플랫폼’ 공동 실현=7년 넘게 일본 시장을 개척해온 지란지교소프트는 이 시장에 구축한 파트너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잠재력이 충분한 국내 보안·소프트웨어 제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올해 해외 시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시큐아이닷컴의 일본 시장 진출 초기 물꼬를 트는데 지란지교소프트가 역할을 했다.

시큐아이닷컴의 네트워크 보안 제품에는 지란지교소프트의 스팸차단 솔루션이 적용돼 일본과 국내 시장에 공급되고 있어 자사 매출도 증대하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미 성공 사례를 확보한 셈이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지사를 설립, 국내 경쟁력있는 제품이 일본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출할 판로를 열어주는 것에 더해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법인을 설립해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미국 시장에서도 일본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내 소프트웨어 제품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설립한 유통전문 자회사인 지란지교에스앤씨를 주축으로 다양한 보안업체와 협력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우선은 최근 이슈화된 개인정보보호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방지를 위한 보안 솔루션을 전문으로, 신시웨이, 씨큐비스타, 케이사인, 트렌드마이크로 제품을 공급 중이다.

오치영 대표는 “지란지교소프트는 회사를 구성원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드림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 회사뿐 아니라 제품 경쟁력은 있지만 유통능력이 부족해 덜 알려진 보안, 소프트웨어 제품을 발굴, 파트너와 연관된 기업들이 함께 꿈을 실현해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제휴로 솔루션 인수, 마케팅·영업 시너지 창출=동반성장을 위한 모델은 닉스테크(대표 박동훈)와 유넷시스템(대표 심종헌)도 만들어나가고 있다.

닉스테크는 지난해 11월 유넷시스템과 전략적 제휴로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사업부를 인수했다. 기존의 정보유출 방지,개인정보보호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 엔드포인트 보안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무선보안 솔루션 등 유넷시스템의 모든 보안 제품 총판도 맡았다. 닉스테크는 유넷시스템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공동 영업, 마케팅 등을 추진하게 된다.

박동훈 닉스테크 대표는 “정보보안 업체간 공동 성장을 위한 인수, 전략적 제휴 사례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유넷시스템과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로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범사례를 반드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보보안 업계는 한국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2년여 기간 동안 아시아 국가를 주축으로 정보보안 협회·기관들과 교류협력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9개국 12개 기관과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에는 정보보안을 주제로 아시아 공동 커뮤니티를 구성해 해외 진출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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