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빌과 시티빌, 마피아워 등의 소셜 게임으로 유명한 징가(Zynga)는 그동안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으로 소개돼 왔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출시했을 때 초기 수요 예측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징가에게 적절한 대안이 돼 왔습니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이용한 시간당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클라우드는 꽤 유용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 아마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징가의 의존도가 대폭 낮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미 자체적으로 구축한 ‘Z 클라우드’를 통해 전체 게임 이용자의 80% 이상을 수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20% 정도를 아마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상황은 반대였습니다. 아마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던 비중이 전체 인프라의 8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바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비용과 민첩성입니다.
하루 빨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원하는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컴퓨팅만큼 적합한 서비스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몇 명의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말입니다.
징가는 지난 2010년 6월 팜빌(Farmville)을 출시하면서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 EC2와 S3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서비스 규모를 어느정도로 해야 할지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현재까지도 징가의 사용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1년 4분기 기준 하루 방문 사용자는 13% 증가해 현재 4800만명이며, 월간 방문자로 치면 전년 대비 23% 늘어난 2억 4000만명에 달합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되자 오히려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으로 부각됐던 비용 측면에서 오히려 절감효과를 누리게 힘들게 됐다는 것이 징가 측의 분석입니다.
징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브 워너는 최근 “서비스 규모가 커지자 오히려 외부 호스팅에 의한 비용이 늘어나게 됐다”며 “이 때문에 올해에는 더욱 많은 게임 트래픽을 자체적인 ‘Z클라우드’로 전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징가처럼 계속해서 서비스 규모가 커지는 업체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보다는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서비스 중단 사태도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한 몫 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입니다.
지난해 4월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애로 인해 이를 이용하던 다수의 서비스 역시 중단된 바 있습니다. DVD 대여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비롯해 트위터의 클라이언트 훗스위트, 위치정보서비스 포스퀘어, 소셜질의응답 사이트 쿼라 등의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위험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죠.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센터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그야말로 손 쓸 방도 없이 복구되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물론 징가의 경우, 이 사태로 인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클라우드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았던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해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징가는 ‘Z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약 1000여대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사의 최근 소셜 게임에 최적화시킨 서버를 일부 제작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마치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말이죠.
징가는 여전히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자사의 인프라 이용 비중을 높이면서 두 개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모델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내부 인프라와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의 연계를 위해 징가는 현재 클라우드닷컴(시트릭스에 인수)와 라이트스케일의 관리 툴을 이용해 이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징가의 사례처럼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자사 서비스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면서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해 유연성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글로벌 IT업체들이 강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