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년만에 거인이 된 아루바네트웍스 “사용자·단말기 네트워크 혁신 주도”

이유지 기자
- 도미닉 오르 CEO “‘크면서도 작은’ 넘버원 기업 만들겠다”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향후 10년 간 네트워크의 혁신은 L5-L6에서 일어날 것이다.”

도미닉 오르 아루바네트워크 CEO가 1~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에어헤즈(AirHeads)’ 고객 커뮤니티 행사에서 모빌리티 효과로 인해 네트워크에서 나타날 변화를 이렇게 전망하면서, “사용자와 단말기 중심의 모바일 액세스 관리 기업으로 선두위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7계층(Layer)을 모빌리티 시대에 대입해 L5(Session)가 사용자, L6(Presentation)는 단말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한 오르 CEO는
L2-L3는 시스코가, L4와 L7은 F5네트웍스가 주도하고 있지만 모바일 세상에서는 아루바네트웍스가 입지를 굳히겠다”고 강조했다.  

아루바네트웍스는 지난 2002년 2월에 설립,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0년 간 계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매출 4억달러 규모, 2만여 고객사를 확보한 무선랜(와이파이) 시장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7월 마감한 2011년 회계년도 매출액은 3억9650만 달러로, 전세계에 설치된 아루바 장비 수는 15억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시작한 2012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한 1억1940만 달러를 달성했고, 2분기에는 35% 성장한 1억263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25~30%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모빌리티, 사용자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구현에 집중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오르 CEO는 “아루바는 무선 네트워크 접속뿐만 아니라 이더넷을 자르면서 발생하는 관리성이나 보안, 확장성 측면에서 유선 환경과 동일하게 지원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왔다”며, “그 결과 대규모 환경에 확장성 높은 아키텍처를 지원하고 컨트롤러 안에서 관리와 보안을 제공해 왔으며, 802.11n 지원으로 높은 대역폭과 고밀도 무선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35~40%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요인에 대해선 “모빌리티(이동성), 사용자를 중심에 두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현하는데 주력해왔기 때문”이라며, “무선, 유선 등 접속형태에 관계없이 사용자 신원을 인식해 위치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보안정책을 적용하는 접근방식은 모빌리티를 구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루바네트웍스는 앞으로도 모빌리티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액세스 관리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다. 오르 CEO는 “모바일 기기가 등장하고 업무용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무선랜은 이미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인프라가 됐으며, 새로운 환경에 맞게 향후 1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10년을 내다보고 단기적으로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이 BYOD 관리 이슈와 모바일 접속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맞는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이다.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이 만드는 새로운 시대…네트워크 관리·보안 방식 변화해야

오르 CEO는 “윈텔(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인텔 프로세서) 동맹이 장악하던 시대가 20~30년 동안 지속했지만, 애플·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등장하면서 지난 2007년에 이미 비중이 50%대로 떨어져 급속하게 이기종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사이클도 굉장히 짧아져 데스크톱과 네트워크 관리를 더이상 나눠질 수 없어 이제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IT조직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아루바네트웍스는 지난해 초에 모빌리티 중심의 통합 액세스 관리 아키텍처인 ‘MOVE(Mobie Virtual Enterprise)’를 선보였고,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

기업의 BYOD 구현을 지원하는 ‘클리어패스 액세스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조만간 출시한다. 이 시스템 역시 
‘MOVE’아키텍처의 핵심 관리 플랫폼으로 작용하게 된다. 

보안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오르 CEO는 “이제는 네트워크 트래픽을 보고 제한된 사용자와 단말기에서 애플리케이션 접속을 허용할 것인지 보안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아루바는 컨트롤러에 내장돼 있는 정책 기반 방화벽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에서 인지 능력을 제공해 트래픽을 정리한다”고 설명했다.

와이파이 지원 기기가 늘어나면서 공중(air)에서 발생하는 라디오 주파수(RF) 간섭이나  복잡성, 이와 함께 차세대 와이파이 표준 지원인 802.11ac 지원 등을 통한 고밀도, 고대역폭의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 제공에도 주력하고 있다.

오르 CEO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관리자가 예측, 예방하고 유사시 통제해 사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기술을 해결하는 방안은 제공할 것”이라며, “사용자 중심의 액세스 관리, 보안이 보장된 이동성 구현을 중심으로 새로운 아키텍처를 계속 고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면서도 작은’ 1등 기업이 목표…SW 제품 사업 강화, APAC·EMEA 지역 매출 증대

이어 오르 CEO는 “아루바네트웍스의 비전은 대기업이 아니라 ‘크면서도 작은(Largest Small)’ 1등(NO.1)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큰 매출을 창출하려면 기업규모는 커야 하지만 고객과 친밀하고 경쟁사 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의사결정도 신속하게 이뤄지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루바네트웍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클리어패스’ 등 소프트웨어 제품군의 비중을 크게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1~2년 안에 본사가 위치해 있는 북미 시장 이외의 해외 매출을 5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해외 매출이 40%가까운 비중으로 성장했으며, 아시아태평양지역(APAC)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균일한 비중으로 성장하고 있다.

<방콕(태국)=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도미닉 오르(Dominic Orr) CEO는
도미닉 오르 CEO는 IT·네트워크 업계에서는 유명인사다. L4-L7 스위치 시장을 개척한 기업으로 노텔, 현재는 라드웨어가 인수한 알테온웹시스템즈에서 사장 및 CEO를 맡을 당시, 이 회사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크게 성장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 10월 알테온과 노텔네트웍스의 합병을 성사시켜, 주주들에게 78억 달러의 이익을 안겨줬다.

아루바네트웍스에 합류하기 전에 오르 CEO는 노텔네트웍스와 인텔리전트 인터넷 웹시스템즈 대표로 재직했으며, 베이네트웍스와 HP, 휴즈에어크래프트에서 임원을 역임했다.

마카오 출신으로 뉴욕시립대학에서 물리학 학사를,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세계 낙후 지역에 필요한 기술 시스템을 설계하고 통합해 제공하는 비영리 사회단체인 ‘인베니오(Inven대)’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며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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