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방정식 그리는 LG전자의 TV 사업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A부장은 지난 1월 소비자가전쇼(CES) 참관 후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경영진에 제출했다.
주된 내용은 삼성전자와 자사 제품의 비교 분석이었다. A부장은 보고서에 삼성전자 2012년형 평판TV 신제품군과 자사 제품의 특징을 꼼꼼하게 기술한 뒤 "기능과 디자인 모두 해볼만 하다"고 적었다.
LG TV의 디자인 경쟁력이 지난해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참관객의 평가도 보고됐다.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 시네마 3D TV 신제품 품평회에서 "디자인이 부족하다"며 "화면 테두리(베젤) 두께를 더 줄여보라"고 주문했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출시된 LG 시네마 3D TV의 기획-완성 과정에 모두 관여, 제출된 많은 양의 디자인 시안을 "다시 하라"며 되돌려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베젤 두께가 1mm에 불과한 LG TV의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은 이렇게 완성됐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출시된 제품이 상당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점유율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3D TV 분야에서 2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경쟁력 있는 3D 분야부터 1위를 한 뒤 여세를 몰아 전체 TV 시장에서 삼성을 넘어서겠다는 것이 LG전자의 최종 목표다.
HE사업본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네마 3D TV 태스크팀을 운영, 매주 국가별 3D TV 판매량을 집계한 뒤 순위를 매기는 방법으로 영업 조직의 판매 활동을 촉진시키고 있다.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작년 4분기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5개국에서 LG전자 3D TV는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본사가 있는 한국 시장에선 확실하게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국마케팅본부가 3월 한 달간 55인치 프리미엄급 3D TV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12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선물로 주는 등 파격적 판촉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3월 31일과 4월 1일에는 잠실 롯데월드에서 '시네마 3D 월드 페스티벌' 행사도 개최된다. 한국마케팅본부는 지난해 진행한 '시네마 3D 게임 페스티벌'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봤다고 판단, 올해는 게임 외에도 스마트TV 앱과 방송, 영화 콘텐츠를 두루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이 행사에 수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상당한 양의 3D 안경을 공수하고 있다.
김현용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TV 시장에서 LG전자의 리더십이 강화될 것"이라며 "일본 경쟁사들의 시장 경쟁력 약화로 선진 시장에서 추가적인 시장점유율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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