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뉴 시리즈9, 삼성 노트북의 놀라운 진화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놀라울 정도로 얇은 노트북이 나왔다. 가장 두꺼운 곳의 두께가 12.9mm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출시된 13인치대 노트북 가운데 가장 얇은 것이다. 무게는, 통 알루미늄 설계를 적용했지만 1.16kg으로 매우 가볍다.
더 놀라운 건 이 노트북을 만든 회사가 애플도 소니도 도시바도 아닌 삼성전자라는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뉴 시리즈9은 단순히 얇고 가볍기만 한 게 아니라 ‘갖고 싶은’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 노트북을 보면서(쓰면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초슬림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
얇고 가벼워 휴대가 편하다. 디자인이 예쁘다(혹은 멋지거나). 펼쳐 놓으면 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 이런 노트북을 꼽으라면? 애플 맥북 에어를 외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일본 전자제품 마니아들은 소니의 바이오Z, 도시바의 포테제 시리즈를 떠올릴 수도 있다.
뉴 시리즈9은 이들 제품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노트북이다. 박스에서 제품을 꺼내는 순간, 뉴 시리즈9을 보곤 감탄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썼지만 사실 그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뉴 시리즈9의 디자인은 그저 네모반듯하지 않다. 날렵하고, 역동적이면서도 차분하다. 칼로 자른 듯 일자로 딱 떨어진 좌우 측면은 각지고 휘어짐이 어우러져 자연스럽다. 메탈 소재로 마무리한 테두리는 디자인에 독창성을 더해준다. 단지 디자인만 보고 이 제품을 구입할 소비자도 상당히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얇게 만드는 건 기술이다. 12.9mm의 두께, 1.16kg의 무게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메인보드와 내장 배터리, 냉각 시스템, 키보드, 액정표시장치(LCD), 터치패드를 모두 맞춤형으로 제작했다. 300만원(최고 사양 기준)에 가까운 뉴 시리즈9의 도도한 가격도 아마 이러한 맞춤 설계 구조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1600×900의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LCD는 초슬림 베젤을 적용해 화면 몰입도를 높이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초슬림 베젤을 적용함으로써, 베젤 두께로 인해 하판 크기를 키워야 했던 비효율도 없앴다. 뉴 시리즈9의 크기는 12인치대 노트북과 동등한 수준이다.
세계 최소 두께를 자랑하지만 그저 그런 노트북처럼 약하지 않다. 강하고 단단하다. 높은 강성의 알루미늄을 껍데기 소재로 사용했고 이른바 통짜 설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상판 하판을 두 손으로 잡은 뒤 억지로 뒤틀어 봐도 뒤틀어지지 않는다. 자판을 요란하게 쳐대도 하판은 단단하게 고정돼 있다. 상 하판을 연결하는 힌지(경첩)의 견고함으로 상판도 흔들림이 없다. 사소하게 보고 넘길 수 있으나 이것이 기술이다. 단순히 이것만 갖고도 뉴 시리즈9의 장점은 충분히 설명된다.
◆고성능 노트북
뉴 시리즈9의 독립형 키보드는 얇게 설계된 하판으로 인해 키를 눌렀을 때 다시 튀어 오르는 반발력이 일반 노트북 대비 약한 것이 사실이다. 유선랜과 HDMI 전용 젠더를 사용해야 하는 구조, 다소 모자란다고 느낄 수 있는 포트 구성, 저장장치의 동작 상태를 알리는 인디케이터의 부재 등은 누군가에는 불만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같은 불만은 놀라울 정도로 얇고 가벼우며 단단하기까지 한 뉴 시리즈9의 특징 앞에서 그리 거슬리는 요소는 아니다. 단지 두께와 무게를 궁극의 한계까지 끌어내리기 위한 설계상의 선택이며 이 정도 얇기를 추구한다면 근본적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것들이다.
오히려 키 아래 백라이트와 큼직하게 만들어 쓰기 편한 터치패드, 얇은 배터리, 열을 식혀주는 듀얼 구조의 냉각팬과 방열판, 좌우 각 2와트 출력을 가진 스피커 모듈 장착은 ‘울트라 슬림 노트북’ 설계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물론, 작업 도구라는 관점에서 노트북을 바라보면 단순히 디자인만 좋다고 훌륭한 평가 점수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 때문에 뉴 시리즈9은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세대 인텔 코어 i7-2637M(듀얼코어, 1.7GHz, 저전력) CPU를 탑재한 뉴 시리즈9은 풀 사양의 쿼드코어 i7 CPU 및 별도 그래픽 칩을 탑재한 고성능 올인원 노트북과 비교하자면 성능 차이가 조금이라도 날 수 밖에 없다. 고정식 4GB 메모리 설계는, 혹시 있을지 모를 업그레이드에 관한 조바심을 부추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균 5시간 안팎으로 지속되는 배터리 지속 시간과 10초 안팎의 부팅 속도, 2초 안팎의 웨이크업 속도는 쉽사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팬이 상시적으로 돌고 있음에도 정숙하며, 두께 대비 상대적으로 발열이 적다. 이는 혁신적 설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 장점이다. 이 정도만 확인한다면 벤치마크 테스트 수치를 굳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한계치의 얇기를 구현한 뉴 시리즈9의 균형잡힌 고성능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이라는 문제만 접어둔다면 현 시점에서 뉴 시리즈9 만큼 매력적인 노트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몇 주 쓰면서 삼성전자가 이런 제품을 내놨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제품이다. 삼성이 PC 사업을 정말 제대로 해 볼 생각인가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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