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유전체 분석을 위한 고성능·저전력 슈퍼컴퓨터인 ‘마하(MAHA)’<사진>를 설계, 구축했다고 8일 밝혔다.

‘마하(MAny-core Hpc system for bio-Application)’는 ETRI가 미국 슈퍼컴퓨팅 전문기업인 아프로 인터내셔날과 공동으로 슈퍼컴 시스템이다.

이는 32개의 컴퓨터에 인텔의 최신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인 ‘제온 E5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고성능 연산처리가속장치(GPGPU)를 장착해 약 3만3000개의 코어를 지원토록 했다.

CPU가 처리할 작업 일부를 상대적으로 코어수가 많으면서 전력 소모량이 적은 GPGPU가 대신 수행토록 함으로써, 성능은 높이되 시스템 규모와 소모전력 등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전력 소모량은 기존 시스템 대비 50%까지 줄였으며, 이론 성능은 최대 53테라플롭스(TFLOPS)까지 구현했다. 이 성능 수치는 10년 전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의 속도에 해당한다.

또한 자체개발 중에 있는 고속 SSD와 대용량 HDD로 구성된 69테라바이트(TB)의 하이브리드형 고속·대용량 스토리지를 지원, 무수히 많은 패턴과 조합의 수를 가지고 있는 유전체 및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의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ETRI는 이번에 구축된 ‘마하’ 슈퍼컴퓨터의 일부를 사용한 초기 시험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일반 대장균에 대한 열 안정성 분석을 대상으로 시행된 시험 결과 CPU만을 사용할 경우 1개월 이상 소요되는 분석 시간을‘마하’를 이용해 수 시간 내로 단축시켰다. 이는 CPU만을 사용하는 기존 분석 시스템 대비 최대 150배 향상된 성능이다.

최완 ETRI 클라우드컴퓨팅연구부장은 “이를 통해 바이오 관련 국내 산업체 누구나가 고성능·저전력의 슈퍼컴퓨터를 쉽게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은 지식경제부가 지난 2011년 3월부터 지원하고 있는 ‘유전체 분석용 슈퍼컴퓨팅 시스템 개발’ 사업의 연구 결과물이다. ETRI는 ‘마하’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성과로 올해 말 ‘유전체 분석용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