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와이브로, 4G 표준 비주류로 밀려 계륵 신세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우리 기술로 처음 세계 통신시장 표준화 명함을 내밀었던 와이브로가 계륵 논란에 휩싸였다. 서비스가 시작된지 7년이 지났지만 서비스 시작 1년도 안된 LTE에 역전을 당한지 오래다.

제4이동통신 표준기술로 미래 신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자들의 외면과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의 표준화 흐름에 밀려 결국은 비주류로 밀려나게 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KT, SK텔레콤 양 사업자가 사용하고 있는 와이브로 주파수를 그대로 재할당하도록 의결했다. 이용기간 역시 7년으로 동일하다.

특히, 방통위는 주파수 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와이브로 주파수를 무선랜 중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에 적정한 할당대가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그동안 가입자 6만명 모집에 그쳤지만 주로 와이파이 백홀망으로 와이브로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정통부부터 방통위에 이르기까지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010번호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해왔지만 통신사들이 외면하면서 단순 데이터 용도로 활용돼왔다.

전세계적으로 LTE가 4G 표준기술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모두 LTE에 집중하고 있으며 와이브로로 음성통화 서비스 제공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TE가 사실상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 역시 기존 활성화 정책만을 고집할 수는 없게됐다. 데이터 트래픽 급증 시대에 맞춰 와이브로를 데이터 트래픽 분산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사업자들이 정부의 의지만큼 따라오지 못했다"며 "버리기에는 아까운 계륵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하지만 데이터 분산에 매우 유용한 통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재할당 하는 것이 맞다"며 "현실을 인정하고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용섭 위원은 "표준화 측면에서 LTE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와이브로 기술종주국으로서 LTE와 병행 발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우리 기술진이 이뤄낸 커다란 성과를 표준화에서 조금 밀린다고 (계륵으로)비하할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가 저렴하고 폭넓게 사용하게 할 수 있도록 활성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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