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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게임 위기감 ‘증폭’…올해 외산 바람 거세다

이대호 기자

- 북미산 리그오브레전드, 론칭 3개월만에 PC방 점유율 1위
- 올해 리프트·디아블로3·위닝일레븐온라인 등 대거 시장 진입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2년 게임시장은 어느 해보다 외산 게임의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이는 곧 토종 게임의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난 북미 태생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시장 변화를 알렸다. 이 게임은 론칭 3개월 만에 PC방 점유율 1위를 꿰찼다. 이 같은 폭발적인 시장 반응은 2009년 등장한 ‘아이온’ 이후로 없었다. 그동안 이용자의 눈길을 끌만큼 완성도가 높은 이른바 웰메이드 게임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는 국내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리그오브레전드’의 바통을 이을만한 외산 대작이 쏟아진다. 오는 10일 론칭을 앞둔 ‘리프트’에 이어 내달 전작 이후 10여년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디아블로3’ 출시가 예정돼 있다.

정통 축구게임 시장은 이미 외산이 점령했다. 현재 이 시장은 일렉트로닉아츠(EA)의 ‘피파온라인2’가 독점하고 있다. 올해 코나미의 ‘위닝일레븐 온라인’이 시장에 진입한다. 국내 시장에서 외산 게임 간 경쟁을 지켜봐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두 게임에는 국내 업체의 개발력이 투입됐다. 하지만 해외 업체와 공동 개발을 거쳤다고 해도 토종 게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적재산권(IP)이 해외 업체에 있기 때문이다. EA나 코나미는 이후 서비스 계약이 종료되면 로열티를 많이 주는 퍼블리셔(서비스업체)로 갈아타면 될 일이다.

그나마 토종 게임이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건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 있어서다. 오는 6월 출시가 예상된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한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도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이 밖에는 앞서 언급한 게임에 견줄만한 중량감 있는 토종 게임을 찾기 힘들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규 게임이 갈수록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이용자 기반이 확보되면 수년간 인기가 이어지는 것에 기인한다. 앞서 성공한 게임들이 덩치를 불려가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신규 게임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든 시장이 형성된 탓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3년전부터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며 “기존 인기 게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장르 간 변별력도 없어지는 상태에서 신규 게임이 시장을 뚫고 가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사 이외에는 신규 게임 개발을 망설이고 투자 심리마저 위축되자 해외로 눈을 돌려 수입을 하는 일이 잦아지기도 했다. 업계에서 저비용으로 들여올 수 있는 중국산 게임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최근 게임들의 전반적인 품질이 올라가고 덩달아 개발기간이 길어진 것도 외산 게임의 국내 진입을 도왔다. 기업 간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퍼블리셔는 많은 반면 퍼블리싱할 게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외산 게임의 수혈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개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성공률이 낮아지는 시장으로 가다보니 개발에 투자하기 어려워지고 자금줄도 약하다보니 중국 쪽에서 게임을 많이 들여와 수익을 내는 상황이다. 개발사 인수합병이 진행되면서 업계 허리층이 약해진 것도 서비스할 국내 게임의 부족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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