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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필수설비제도 개선…현장검증에 ‘발목’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의 관로, 광케이블 등을 경쟁사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설비 제공제도 개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 필수설비 현장검증과 관련한 범위 및 시기가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이미 기술검증을 마치고,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일정도 지난달 초 마무리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달 총리실 규제심사를 끝내고 다음 달 초에는 관련 고시개정이 마무리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도개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그동안 진행했던 기술검증 작업이 아예 부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KT가 현장검증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발생했다. 현장검증 없는 제도개선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통위와 이용사업자들은 통제된 환경에서의 검증, 그리고 이미 논문 등을 통해 입증된 현장조사 자료가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방통위는 일정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현장검증을 실시한 이후 고시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장검증 범위를 놓고 여전히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KT는 최소 100곳은 현장검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많아야 10곳 정도를 생각한 방통위와는 차이가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통위가 현장검증을 수용하기로 한지 2주가 되도록 범위나 구체적인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KT는 현장검증 결과 1곳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존의 기술검증 결과를 모두 부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현장검증 이후에 더 큰 후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침하가 심각하게 진행된 지역의 경우 관로 찌그러짐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어차피 예외적 상황에서는 이용사업자들 역시 관로를 이용할 수 없는 만큼, 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관로가 KT 소유이기 때문에 최후의 공간을 KT가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검증을 진행한 만큼, KT도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활제 사용 여부도 논란이다. 윤활제 사용 여부에 따라 관로 여유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KT는 윤활제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사용을 반대하고 있지만 방통위와 이용사업자들은 친환경 제품들도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환경부에서 유권해석을 받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일을 해결 할 수 없다”며 “KT와 이용사업자간 교집합을 살리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통위는 이달 중으로는 현장검증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에 자체규제심사, 총리실 규제심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6월초에는 고시개정과 관련해 상임위원회 의결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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