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설비제공 고시 개정되면?…엇갈리는 KT-이용사업자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 관로, 광케이블 등 필수설비를 이용자에게 확대하면 투자가 늘어나고 경쟁이 활성화될까? 아니면 투자와 일자리 창출 모두 감소하게 될까.

KT 필수설비 개방 확대를 위한 정부 고시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가 9일 심산기념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고시개정으로 인한 파급효과와 해외사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설비제공 사업자측은 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 반면, 이용사업자측은 투자가 대폭 늘어난다는 상반된 의견을 개진했다.

KT, 중복투자로 투자 감소=KT는 설비이용제도 개선이 투자감소는 물론, KT의 매출감소에 고용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이날 KT는 설비제공 고시개정이 이뤄지면 향후 5년간 전체 통신사업자의 생산은 약 2조8300억원, 부가가치는 약 1조2600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준봉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인터넷 최종 이용자에 대한 광케이블 제공 유인이 줄어들고 미래수요 대비를 위한 사전 투자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며 "통신사 투자감소로 향후 5년간 일자리는 1만6400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백 연구원은 "국민권익위원회, 법제처 등에서는 설비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중복투자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경쟁사에서는 투자가 늘어난다고 한다"며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설비공사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설비규제와 무관하게 관련 서비스 시장은 이미 요금이 파괴된 시장으로 추가적인 이용자 편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백 연구원은 "이번 고시개정은 통신사의 투자유인을 위축시키고 관련 공사업체의 수익성 및 일자리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이용자 편익도 미미하다"며 "이용사업자에게만 특혜가 우려되는 등 제도개정의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용사업자 "경쟁 활성화되면 당연히 투자 증가"=이용사업자측은 KT가 합의한 대로 인입관로(7만8200개소)를 모두 개방할 경우 이용사업자들은 약 1조3300억원 규모의 투자가 가능하고 1만5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심관식 SK브로드밴드 팀장은 "설비제공제도 활성화로 경쟁지역이 확대되면 유선시장 경쟁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며 "경쟁이 활성화되면 통신사들은 품질개선, 신규서비스 개발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망고도화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게된다"고 설명했다.

설비이용 활성화가 이뤄지면 이용사업자의 투자증가, 서비스경쟁촉진, 필수설비 제공사업자의 투자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심관식 팀장은 "KT 관로, 전주 등 필수설비를 임차하면 광케이블도 구축하고 장비도 사야되고 땅도 파야하기 때문에 투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제공사업자, 이용사업자 투자가 늘게 되고 공사업체들은 수주량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KT가 설비제공 정보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는지 모르겠지만 신청한 것의 24% 밖에 승인을 안해주고 있다"며 "KT 설비를 빌려보니 제공절차가 너무 어려워 설비제공제도 실효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이용사업자측은 설비제공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KT 필수설비관련 조직을 분리할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하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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