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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필수설비 공청회, KT공사업체 반발로 ‘파행’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번 공청회는 무효다. 기술공청회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없다.”

KT 선로 등 필수설비 이용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가 공사업체들의 강한 반발로 파행을 겪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오후 3시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기통신설비 제공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공청회 주제는 설비투자에 미치는 효과, 시장경쟁에 미치는 효과 등으로 통신사 및 학계, 공사업계 등이 모여 토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청위가 열리기 15분 전부터 KT 공사업체들이 "방통위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공청회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방통위는 지난 기술점검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관로 예비율을 150%에서 135%로, 광케이블 적정 예비율을 35%에서 22%로 축소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KT 공사를 맡은 업체들이 공청회를 연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때문에 당시 공청회는 공사업체들이 참석하지 않은채 진행됐었다.

KT 공사업체들은 당시 기술검증 공청회를 참여하지 않은 만큼, 다시 한 번 공청회를 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기술검증 공청회 이전에는 고시개정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 논할 수 없다는 것이 KT 공사업체들의 주장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통신사별 공사업체 관계자간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KT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공청회 하지마라", "무효다"라며 공청회를 파행으로 이끌고 갔다.

다수의 KT 공사업체 관계자는 "예정됐던 기술 검증 공청회부터 해야한다"고 소리쳤다.

KT의 한 공사업체 관계자도 "기술공청회가 먼저 진행되지 않으면 이번 공청회는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KT 공사업체는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먹고사는 문제인데 왜 SK, KT, LG를 끼우느냐. 대기업 혜택 주려고 하는 것 아니냐. 우리끼리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KT 공사업체와 SKB 및 LG유플러스 공사업체간 예비율을 놓고 고성 언쟁도 오고 갔다.

하지만 방통위는 공사업체들과 3월 13일 공사업체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공사업체 대표와 일정에 대해 합의했지만 이날 KT 공사업체들과 당사자는 대표성을 부인했다.

이에 이재범 방통위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원한다면 10번이라도 기술공청회 하겠다"며 "3월 다시 공청회를 할테니 이것부터 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KT 공사업체들은 기술검증부터 하지 않고 파급효과를 논의할 수 없다며 끝까지 공청회 진행을 거부했다.

결국, 이재범 과장은 “오늘 공청회를 기술검증 공청회로 하겠다”고 말했지만 공사업체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그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4분 현재 여전히 공청회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파행을 겪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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