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따돌리고 애플도 견제… PC 1위 HP의 투트랙 전략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HP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PC 업체 레노버를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혁신 설계를 적용한 프리미엄급 제품군을 확대해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애플도 견제한다.
9일 HP는 중국 상하이 엑스포센터에서 글로벌 프레스컨퍼런스를 개최하고 80여종의 PC·프린터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HP는 프리미엄급 노트북 라인업인 엔비 스펙터 XT(소비자용), 엘리트북 폴리오(기업용)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프레스컨퍼런스는 HP가 PC와 프린터 사업부를 통합하고 처음으로 개최하는 글로벌 행사다. HP는 지난 3월 PC와 프린터 사업부를 통합해 프린팅및퍼스널시스템(PPS)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날 행사에는 PPS그룹을 이끄는 토드 브레들리 총괄 수석부사장 등 통합 사업부와 관련된 본사 및 각 지역별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HP가 통합 사업부 출범 후 첫 행사를 상하이에서 개최하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호프만 PPS그룹 수석부사장은 “중국은 최대 소비 시장”이라며 “PC와 프린터 보급률은 각각 20%, 6% 수준으로 적어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HP의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세계 2위 PC 업체로 도약한 레노버를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중국 시장을 등에 업은 레노버는 일본 NEC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독일 최대 PC 업체인 메디온을 인수하면서 작년 3분기 델을 누르고 2위로 업체로 부상했다. HP와 레노버의 점유율 차이는 불과 4~5%에 불과하다. 양 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머지 않아 레노버가 PC 1위 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HP가 레노버의 텃밭인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토드 브레들리 PPS그룹 총괄 수석부사장은 “HP는 향후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모든 곳에서 고객을 원하는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프리미엄급 노트북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애플의 견제 의지도 읽힌다. 애플은 북미 프리미엄급 노트북 시장에서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폭도 확대되고 있다. HP는 13.3인치형의 초슬림 노트북인 ‘엔비 스펙터 XT’와 기업용 울트라북 ‘엘리트북 폴리오’ 등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애플을 견제하고 수익성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호프만 수석부사장은 “PC와 프린터 사업부가 합쳐진 PPS그룹은 한 해 매출이 65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두 사업이 합쳐진 PPS그룹은 혁신 설계를 적용한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하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고객들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중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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