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의 빅데이터 대응 전략, IT업계 비상한 관심
-레볼루션R 통해 호가 분석 등 규정 및 제도 영향도 분석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빅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Data Visualization)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픈소스 기반 분석엔진 ‘R’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R’의 상용화버전을 공급하고 있는 미국의 레볼루션 애널리스틱스(RA)사는 컨설팅 업체 베가스와 금융회사 대상 시스템 구축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해 온 FK BCG, 그리고 지티원 등과 국내 업체들과 파트너 계약을 맺는 등 발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상용화된 ‘R’의 구축사례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SAS를 비롯해 IBM, 오라클 등 글로벌 벤더들은 이미 분석 솔루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품을 강화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거래소(KRX)가 일부 데이터 분석에 R의 제품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자본시장 거래를 책임지고 있는 금융데이터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에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은 상당한 수준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빅데이터 레퍼런스로선 손색이 없다. 따라서 IT업계는 한국거래소가 R의 상용화 버전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제품에 보수적인 금융권을 시작으로 공급사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R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파생상품제도부 정종섭 대리는 데이터 분석용으로 다른 통계 툴을 사용해 왔지만 비주얼라이제이션에 약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툴을 찾다가 R을 알게 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오픈소스 R 자체로는 대용량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정 대리는 “오픈소스 R의 경우 메모리에 올려놓고 연산을 수행하기 때문에 수십기가를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에 약점을 보였다”며 “RA의 경우 상용화버전으로 대용량 분석에 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RA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는 R을 금융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파생상품시장에서 주문과 체결을 진행할 때 오고가는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분석하고 있다. 하루치 분량의 호가 분석에 R을 적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규모는 4기가 정도다. 현재는 테스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분석 용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 대리는 “시장을 관리하는 한국거래소의 입장에서 새로운 규정이나 제도를 만들 때 시장에 어떤 파급력과 차이가 나타나는지 예측을 해야 한다”며 “이를 R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한국거래소는 데이터 마이닝 및 분석이나 금융자산의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진행해 왔으며 이러한 데이터 분석에 여러 가지 툴을 조합해서 사용했다.
SAS를 비롯한 다른 통계 분석 언어를 조합해 사용한 것. 하지만 R을 도입한 지금은 기존 통계언어를 통해 데이터를 정제한 후 이를 R을 통해 분석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을 통해 일목요연한 분석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R을 통한 최종 데이터 분석을 이용하고 있는 것.
또 R의 경우 다양한 라이브러리(자주 사용되는 프로그램의 모음)을 툴로 제공하고 있어 새로운 기능을 적용하기가 쉽다는 설명이다. 정 대리는 “일부 제품의 경우 공식 툴이 나오기 전에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어렵지만 R의 경우 대응속도가 빨랐다”라고 밝혔다.
또 언어 자체의 매력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른 상용 분석솔루션의 경우 고유 언어로 구성돼있지만 R은 객체지향으로 간결하며 효율적이라는 것.
하지만 국내에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단점도 드러나고 있다. 정 대리는 “유지보수는 R을 보급하는 업계의 숙제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정보지원 체계는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연구나 산업용으로 지원이 부족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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