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글로벌 경기침체 무색… IT서비스업계 해외시장 걱정 안하는 이유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해외 IT시장 확대는 국내 IT서비스업계에 빼놓을 수 없는 경영 전략의 화두다. 특히 대형 IT서비스회사들은 앞으로 공공IT 부문의 매출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선전이 더욱 필요해졌다. 


그러나 최근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락 등 '유로존' 불안이 재점화되면서 해외시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예년만 못하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글로벌 시장 여건의 악화'가 IT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은 당연한다.


하지만 이같은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IT서비스업계 내부의 분위기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일반의 예상을 깨고 국내 IT서비스업계 내부에선“올해 세웠던 해외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특히 해외시장 영역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는 IT서비스업계 '빅 3'의 경우,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해외매출 부진 우려에 대한 분위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


삼성SDS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내부 '글로벌 지원조직'을 오히려 더욱 강화하는 추세이며, SK C&C는 올해 초 해외 마케팅 역량을 크게 확대한 조직개편과 함께 '현지화'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인재 채용을 더욱 독려하고 있다.


LG CNS도“오는 2020년까지 전체 매출중에서 해외부문 매출을 50%로 확대하는 중장기 전략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에도 해외에서의 매출 속도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IT서비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선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지만 아직 국내 IT업체들에게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물론 국내 IT업체들의 경우를 예외적으로 놓고 본다면, 글로벌 경기의 위축은 자연스럽게 IT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분석이 맞다.   


실제로 글로벌 IT업체들의 경우 HP가 전세계적으로 2만5000명 이상의 대규모 감원에 나선 상황이며, 최근 IBM도 유로존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매출이 올해에는 전년대비 12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IT서비스업계가 글로벌 경기 한파로 부터 아직까지는 '무풍지대'인 것처럼 보이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위험 지대'에서의 회피다.


국내 IT업체들이 유로존,북미 등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진앙지에 처음부터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렇다할 위기상황이 전개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중국과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경기가 활발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의 주 전력이 이머징 마켓에 집중됐던것이 해외시장에서의 좋은 성적을 거둔 요인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말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국내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해외시장 매출은 매년 눈에 띠는 성장세를 지속했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의미를 부여할만한 초대형 사업도 수주했다.


지난 2010년, 삼성SDS는 쿠웨이트의 4억40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 원) 규모의 ‘유정시설에 대한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ICT서비스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또 지난해 7월에는 LG CNS가 3억 달러 규모(한화 3600억원)의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시의 AFC(대중교통 요금자동징수) 및 BMS(버스운행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할 사업자로 선정돼 역시 창사이래 최대 해외 사업를 수주했다.


한편 IT서비스업체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피해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아직은 해외 IT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보수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도 꼽힌다.

 

아직은 이머징 마켓에서 정부 주도의 SOC(사회간접자본)과 연계된 IT사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경기의 영향을 받지않으며, 또한 그만큼 프로젝트의 부실화 가능성도 적다는 설명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설령 프로젝트가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이머징 마켓의 경우 정부의 지급보증 등 안전장치가 갖춰졌기 때문에 일반의 생각보다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해외시장 매출 비중이 훨씬 더 커졌을 경우에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이 언제까지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만 해외 IT서비스 시장 매출 비중을 높일 수 없는 문제이고, 또한 고부가가치 시장을 노크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민간 IT서비스 시장도 뚫어야한다. 따라서 우리 업체들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게 된다면 글로벌 경기에 대응하는 위기관리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io.kr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