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일본 카메라·내시경 업체인 올림푸스의 한국법인(올림푸스한국)을 13년째 이끌어온 방일석 사장이 돌연 해임됐다. 방 사장 측은 “정관 절차를 지키지 않은 본사의 일방적인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올림푸스 본사는 지난 5일자로 방 사장을 해임시켰다.
올림푸스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해임 사유를 밝힐 수는 없지만 뒤따르는 조치로 본사 감사팀과 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본사는 지난 주부터 10여명의 조사단을 올림푸스한국에 파견해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 사장 측은 해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 사장의 법무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의 관계자는 “일본 올림푸스 본사가 잉여금을 많이 보유한 한국 법인을 장악하기 위해 정관 절차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한 후 방 사장에게 개인 비리를 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방 사장은 삼성전자 일본주재원을 거쳐 2000년대 초반 올림푸스한국의 초대 법인장으로 부임했으며 지난해에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본사의 집행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선 방 사장이 해임된 배경으로 일본 본사와의 갈등설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올림푸스는 지난 해 회계부정사건으로 기쿠가와 쓰요시 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체포되는 등 홍역을 앓았다. 방 사장은 키쿠가와 쓰요시 전 회장의 라인으로 알려져 새로운 경영진으로부터 ‘숙청 대상’으로 분류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 안팎에서는 방 사장이 대리점 허가 등과 관련해 부정한 행위가 드러난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