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봇물 터진 스마트 기기, 흥미로운 4色 GPU 경쟁

이수환 기자

 

- ARM·이매지네이션 치열한 경쟁, 삼성전자와 애플 경쟁에 따라 시장점유율 차이 보일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급이 확대되면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3D 게임과 풀HD 동영상 재생이다. 이들 콘텐츠를 원활하게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뿐 아니라 그래픽 코어(GPU)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GPU 주도권을 두고 ARM과 이매지네이션, 퀄컴, 엔비디아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로 보면 이매지네이션이 압도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존페디리서치(JPR)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GPU 시장점유율에서 이매지네이션이 5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퀄컴(33%), 엔비디아(3.2%), ARM(2.6%) 순이었다.

이매지네이션은 ‘파워VR’ 시리즈를 통해 오래전부터 모바일 GPU를 공급해온 영국계 반도체설계자산(IP) 회사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TI 등에 IP를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든든한 공급처는 애플이다.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폰4S와 같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아이패드, 아이패드2, 뉴아이패드에도 이매지네이션 모바일 GPU가 공급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공급된 아이폰이 2억 5000만대를 넘었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애플은 1분기 실적 보고에서 iOS가 탑재된 기기 판매량이 3억 6500만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애플만 이 정도니 다른 회사까지 합치면 이매지네이션 모바일 GPU는 경쟁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점유율에서 앞서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ARM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ARM은 AP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GPU에서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부터 자사 AP에 ARM의 ‘말리’ 모바일 GPU를 탑재해왔다. 스마트TV에도 말리가 적용되어 있다.

ARM코리아 김영섭 지사장은 “현 시점에서 이매지네이션보다 시장점유율은 떨어지지만 내년과 내후년에는 의미 있는 수치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S3의 선풍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만 1억개 이상의 모바일 GPU가 선적될 예정이며 성능도 이매지네이션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AP 설계가 ARM에서 비롯된 것이니 모바일 GPU도 ARM을 이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퀄컴은 ARM이 제공한 AP 설계에 자신들만의 고유한 IP 설계를 적용하고 자체 모바일 GPU로 최적화를 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퀄컴은 ‘아드레노’ 모바일 GPU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매지네이션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능을 높여 경쟁자들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매지네이션 호세인 야세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방한해 언론과 나눈 인터뷰에서 “모바일 GPU 생태계에서는 ARM보다 이매지네이션이 한 수 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매지네이션코리아 이주엽 지사장도 “이매지네이션의 모바일 GPU는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로 앞선 성능과 설계를 갖추고 있으며 멀티코어로 확장하기에도 유리하다”며 “ARM이 100~200여명 정도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매지네이션은 모바일 GPU 전문 엔지니어만 6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매지네이션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로아그롭 고중걸 연구원은 “ARM도 나쁘지 않지만 이매지네이션을 쉽게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성능도 파워VR가 말리보다 더 나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4~5년 정도는 지나야 제대로 된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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