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LTE 로밍은 ‘신기루’

윤상호 기자
- 통신사, LTE폰 LTE 로밍 불가능 사실 제대로 알려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휴가철이 다가왔다. 휴가철 이동통신업계가 가장 신경을 쓰는 서비스는 로밍이다. 해외여행 인구가 늘며 로밍은 단순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다보니 휴가철이 오면 통신사는 자사의 로밍 서비스 홍보에 열중한다. 이벤트도 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데이터 로밍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유치와 맞물려 로밍 경쟁력을 알리려는 통신사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중요한 정보는 알리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에서 LTE 로밍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는 사실이다. 국내 통신사 중 LTE 로밍을 제공하는 곳은 SK텔레콤뿐이다. 홍콩에서만이다. ‘베가레이서2’ 단말기 이용자만 가능하다. 홍콩은 LTE를 핫스팟 형태로 구축했기 때문에 한 번도 LTE 로밍은 쓰지 못하고 돌아올 가능성도 높다. SK텔레콤 역시 KT나 LG유플러스와 큰 차이가 없다는 소리다.

로밍은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폰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는 자동로밍과 다른 휴대폰으로 교체해가야 하는 임대로밍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LTE 로밍에 대한 오해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는 통신사는 기실 절반이 넘는 가입자가 임대로밍을 해야한다. 임대로밍을 위해 빌린 임대폰 요금은 꼬박꼬박 받아간다. 로밍 경쟁력을 내세우려면 LTE 로밍을 얘기하기 전에 이런 제도를 바꾸는 것이 먼저다.

통신사는 ‘LTE폰이 로밍이 된다’라거나 ‘LTE 전 세계 로밍을 주도한다’든지 라는 말만 한다. 마치 LTE를 해외에서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다. LTE가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 책임은 없다. 이를 기대하고 LTE에 가입한 사용자만 바보다.

로밍은 기본적으로 통신사와 통신사간 계약이다. 해외에서 LTE를 쓰려면 해외 통신사가 LTE를 구축했는지와 내가 구입한 단말기가 이를 지원하는지가 관건이다. LTE 커버리지를 전국망으로 구축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LTE를 한국과 함께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도 이 정도는 안 된다. 해외에 가서 쓸 LTE가 없다. 주파수도 다 다르다. 더구나 지금 국내에서 판매되는 LTE폰은 미국과 일본 LTE 주파수를 잡을 수 없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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