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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1년 됐는데…가입자 순증은 34만명 불과

채수웅 기자
- 사업자들, 하반기 지원정책 반영 이후 활성화 기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MVNO) 시장이 열린지 만 1년이 넘었지만 소비자 인식 부족, 단말기 유통 경쟁력 열세로 시장활성화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6월말 기준으로 81만9000명. 서비스 초기 알뜰폰 사업자가 많지 않았고, 선불 등의 서비스만 제공됐다는 점에서 나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를 내릴수도 있지만 절대 규모면에서 여전히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도매제공의무 사업자(SKT) 지정 등을 통한 알뜰폰 서비스는 지난해 7월 시작됐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에넥스텔레콤 등이 KT의 망을 임대해 재판매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해 7월에 이미 MVNO 가입자는 47만6000명이 존재했다. 즉, 지난 1년간 알뜰폰 가입자 순수 증가규모는 34만명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CJ헬로비전, KCT, 온세텔레콤 등 중견 통신사와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속속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의 위치는 미미하기만 하다.

저렴한 통신요금에도 불구 알뜰폰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여전히 낮은 인지도와 단말기 수급 불안, 제한적인 유심이동, 취약한 부가서비스 등이 꼽힌다. 또한 알뜰폰 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단말기 자급제도 역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방통위가 지난 3월말에 3년간 전파사용료 면제, 이통사 와이파이망 도매제공제도 도입, 이통사 전산시스템 공동사용 등을 골자로 하는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전파사용료 면제를 비롯해 지원정책이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사의 선불판매 축소, 내년 LTE 도대제공, 전파사용료 면제 등은 시장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것"이라면서도 "아직 지원정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몇몇 알뜰폰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4분기를 전후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단말기 경쟁력, 인지도로는 외연확장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내부 경쟁력 확충 및 지원정책이 반영되는 시점부터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알뜰폰 업계는 정책효과가 반영되고 시장에서 인지도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를 수록 알뜰폰 시장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T 관계자는 "하계 방학시즌 이후 지금까지의 문제점을 개선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며 "단말기 경쟁력이 가장 큰 부분이어서 자급 단말기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세텔레콤 관계자도 "저렴한 요금제에 대한 분명한 수요가 있고, 좋은 평가도 받고 있다"며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뜰폰을 잘 모르지만 저변이 확대되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세텔레콤 역시 10월 전산망 구축 완료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알뜰폰 서비스는 아직 초기로 봐야 한다"며 "지금 시장규모가 미미하다고 해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시장이 포화됐어도 MVNO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며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국내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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