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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게임물, 슈팅 가고 퍼즐이 뜬다?…이유 알고 봤더니

이대호 기자
- 3지선다 퍼즐게임, 현장단속서 개·변조 여부 판별키 어려워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슈팅(작살 등으로 목표물을 맞히는 방식) 형태가 대부분이던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들이 최근 들어 ‘3지선다’형 게임물로 등급분류가 신청되는 경향이 있어 주목된다.

7일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에 따르면 지난 7월 등급분류 결정 게임물 가운데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은 38종이 등급분류가 결정됐다.

이는 지난 6월 등급분류 결정된 16종 게임물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심층검토와 자료보완을 위해 등급분류가 보류됐던 아케이드 퍼즐게임물들의 심의가 재개된 결과다. 3지선다형 퍼즐게임은 지난 7월에 19종이 등급분류가 결정됐으며 일부 게임물은 등급분류가 거부됐다.

이에 대해 강소라 게임물등급위원회 심의지원부 실무관은 “3지,4지선다형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에서 트렌드”라며 “이런 게임물이 작년 하반기부터 눈에 띄더니 이제는 전문위원이 체감할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에 퍼즐 장르가 늘어나면서 게임위의 고민도 커졌다. 현장단속 시 슈팅 형태의 게임보다 퍼즐 장르의 경우 개·변조 여부를 판별하기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 슈팅 게임은 일종의 진행유형(패턴)을 담고 있다. 업체는 등급분류 신청 시 제출하는 내용설명서에 이 패턴을 기술해야 한다. 예컨대 바다 속 배경의 아케이드게임에 상어 다음 고래가 지나가는 패턴이 담겨있다면 현장에서 이 부분이 뒤바뀌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기술된 내용과 다른 패턴이 파악되면 환전 행위 여부를 떠나 개·변조로 판단할 수 있다.

반면 퍼즐 게임은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 개·변조를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등급분류 신청된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퍼즐게임을 보면 성인 이용자가 3개의 그림 가운데 다른 1개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그림을 제시하는 경우가 발견된다. 아주 짧은 시간 내에 3개 중 다른 그림을 골라야 하도록 게임의 난도를 높이는 사례도 있다. 제작자의 의도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강 실무관은 “전체이용가 게임은 이용자 실력에 의해 결정되거나 게임이 진행돼야 하는데 이런 게임은 특성 자체가 33%, 25%의 확률이 들어가게 된다”며 “이용자가 선택하지 않고 똑딱이(자동으로 버튼을 눌러주는 기기)가 눌러도 33%, 25%의 맞출 확률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게임위가 가진 딜레마가 드러난다. 등급분류와 현장단속의 경험상 개·변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게임물이 있더라도 등급분류를 거부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게임위가 내세운 임의의 잣대에 따라 게임물의 등급분류가 거부돼서는 안 될 일이다. 등급분류 시비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등급분류 결정 이후 게임물 사후관리 강화에 초점을 두는 수밖에 없다.

강 실무관은 “현장에 나가서 게임을 분석해보면 프로그램 개·변조가 포착되는 게 많다”면서 “(등급분류 때부터) 사후관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업무 고충을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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