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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국고 지원 끝… 속 타는 게임물등급위원회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2011년도 끝자락입니다.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대다수 업체나 기관은 내년 계획을 준비하는데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러나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는 예외입니다. 올해로 국고지원이 끝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게임위 내부 인력들의 사기도 저하된 상태입니다. 당장 월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 코앞에 닥쳤습니다.

 

국고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요. 게임위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도 국회가 정상화되고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입장입니다.

최근 전병헌 의원(민주당)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게임위 폐지론도 게임위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행정권한을 남용하고 심의 민간이양 약속을 3차례 어긴 게임위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게 전 의원 주장의 요지인데요.

게임 심의를 민간으로 이양하자는 부분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나 게임위도 동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케이드게임과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심의 그리고 사후관리 부분은 가져가야 한다는 게 문화부나 게임위의 입장인데요.

이와 관련 문화부 이승재 사무관은 “사행적 속성이 있는 게임물까지 급격하게 민간으로 등급분류를 넘길 경우 사회적 파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공적 업무의 속성을 띤 게임물 사후관리까지 민간에 넘기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인데요.

게임위 이수근 위원장은 “언제까지 국고로 게임을 관리할 수 없다”며 “민간으로 가려면 책임성 있게 등급분류를 해야 한다. 일부 게임물은 아직 여건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게임위가 들어선 건물 1층에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수백 대 놓여있습니다. 기자들에게 이 공간을 공개했는데요. 여기에서 등급분류 접수된 게임을 테스트를 합니다. 둘러보니 물고기를 총을 쏘아 맞추는 간단한 진행 방식의 게임이 많네요.

개중에는 정상적인 게임으로 보여도 실제 게임을 조작할 때는 릴게임(같은 그림을 맞춰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바뀌는 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불법의 경계에 핀 사악한 꽃… 사행성 게임, 또 범람하나)

게임위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아케이드게임의 등급거부 건수가 상당히 높은데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등급부여가 270건, 등급분류거부가 413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등급분류거부가 170여건 이상 증가했습니다. 등급분류거부 비율이나 건수로도 타 플랫폼 게임에 비해 상당히 앞서고 있습니다.

게임위가 문을 닫게 되면 이러한 부분도 민간으로 넘어가게 될 텐데요. 민간 게임업계가 게임물의 사후관리를 지금의 게임위보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지금의 게임위도 잘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민간이 등급분류를 하되 공정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또 책임감까지 가진다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겠죠.

이 부분을 들어 문화부도 민간으로 넘길 부분은 넘기되 일부 업무는 게임위가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도 지금의 게임위를 존치하는 것이 아닌 게임위가 사후관리 등 일부 업무를 가져가고 여기에 대해 국고지원을 지속한다는 것이 요지라고 하는데요.

한동안 게임위 존치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게임위 국고지원 문제가 시급합니다. 이에 따른 행정공백을 두고 맞다 아니다 주장도 나오고 있으니 게임위도 속이 타는 상황인데요. 국회에서 조속히 법안 심의에 들어가야 이 문제의 진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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