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대 반도체 양산 위한 과제는?… EUV 노광 장비 성능 개선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반도체 회로 선폭이 20나노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의 미세공정 전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10나노대로의 공정 전환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나노대 반도체 양산 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포토리소그래피(노광) 장비의 성능 개선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나노대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선 EUV 노광 장비의 성능 향상이 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광 공정은 설계된 반도체 회로 패턴을 포토-레지스트(감광) 물질로 덮인 웨이퍼에 빛을 쏘아 형성하는 과정을 뜻한다. 1Gb D램을 기준으로 봤을 때 칩이 완성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에서 약 60%, 총 생산원가의 35%의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공정이다.
◆EUV 노광 장비 왜 중요한가=노광 장비에서 중요한 건 빛의 파장이다. 파장이 짧으면 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 위에 형성할 수 있다. 반도체 업체들은 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로 옮기기 위해 파장이 짧은 노광 장비를 미세공정 수준에 맞춰 단계적(436nm→405nm→365nm→248nm→193nm)으로 도입해왔다.
현재 20~40나노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노광 장비는 193mm 레이저 파장을 갖는 불화아르곤(ArF)에서 발전한 이머전 ArF다. 이머전 ArF는 렌즈에 물을 넣어 빛 굴절률을 높이고 파장을 줄인 방식을 말한다.
인텔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주요 업체들은 이머전 ArF에 더해 40~60나노의 회로 패턴을 두 번에 나눠 겹쳐서 형성하는 더블패터닝 방식을 도입, 20~30나노급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선폭을 10나노급으로 줄이려면 보다 짧은 파장을 갖는 EUV 노광 장비가 필요하다. EUV는 파장이 13.5nm인 극자외선을 이용, 더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형성할 수 있다.
EUV 노광 장비를 다루는 업체는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니콘이 유일하다. 이 가운데 ASML은 전 세계 노광 장비 시장에서 80%의 점유율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20나노대 초반과 10나노대의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ASML로부터 시험 장비를 들여와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처리량 높인 고속 제품 나와야=그러나 현 상태에선 EUV 노광 장비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떨어지기 때문. 주요 업체들이 시험 도입한 ASML의 EUV 노광 장비인 NXE3100<사진>은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이 10장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당 100장 이상은 처리할 수 있어야 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연구개발총괄(부사장)은 201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0나노 초반대 D램에 EUV 노광 장비를 도입하려 했으나 웨이퍼 처리량이 좋지 않아 10나노급부터 적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EUV 노광 장비 개발에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EUV를 통한 낮은 20나노나 10나노대 공정 도입은 내년 말이나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릭 모리스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시간당 125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고속 EUV 노광 장비는 2016년에나 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시간당 30장, 2014년 70장, 2016년에는 125장을 처리할 수 있는 EUV 노광 장비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EUV 노광 장비의 내부 구조상 웨이퍼 처리량을 높이는 키 포인트는 보다 강한 에너지의 광원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ASML이 제시한 로드맵이 지연된다면 10나노급과 그 이하 공정으로의 전환은 더 늦어지거나 미미한 원가 절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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